[혼삶인터뷰] 1인 가구, 반려동물 입양 망설였음에도 이유는…’복숭이랑’ 유튜브 운영자에게 묻다
[혼삶인터뷰] 1인 가구, 반려동물 입양 망설였음에도 이유는…’복숭이랑’ 유튜브 운영자에게 묻다
  • 이수현
  • 승인 2023.08.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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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입양 후 월 평균 비용은 40만 원 정도 추가돼"

미래소비자행동이 씨앤아이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반려동물 돌봄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혼자생활’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162명)의 51.9%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1인가구의 반려동물 양육비율이 절반 이상인 것이다.

이처럼 혼자 생활하는 이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반려동물이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을 가능성이 높아, 반려동물 입양을 망설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복숭이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또한 동일한 이유로 반려동물 입양을 망설였지만, 현재는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어떠한 이유로 반려동물 입양을 결정하게 됐는지 그리고 이 전과 비교해 얼마만큼의 비용이 추가되었고, 회사 출퇴근 시간에는 어떻게 케어하고 있는지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입니다. 복숭이가 성장하는 모습, 일상을 남기고 싶어서 <복숭이랑>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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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Q.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낸 지 얼마나 되셨나요? 혼자 살고 있었지만 반려동물 입양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복숭이를 입양한지 이제 일년이 다 되어가네요. 사실 제가 강아지를 키우게 될지 몰랐어요. 어릴 때 강아지를 키웠는데, 헤어짐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다시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또 혼자 지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보니 강아지가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키우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복숭이를 입양하기 6개월 전 동생이 유기견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고, 주말에는 제가 강아지를 돌보다가 해외 입양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그때 강아지란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를 다시 느끼면서 마음이 움직였어요.

그렇게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매일 유기견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포인핸드’라는 유기견 입양 앱을 보면서, 많은 걸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마리는 내가 평생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다 전남의 한 유기견 보호소에 지금의 복숭이를 보게 되었고, 데려오기로 마음먹었어요.

 

Q. 입양 과정은 어땠나요? 1인 가구이면서 반려동물 입양을 고려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대략적인 절차를 설명해주세요.

‘포인핸드’ 앱에는 유기견 공고 사진과 보호소 정보가 있는데요. 당시 복숭이는 전남에 있는 유기견보호소에 있었어요.

복숭이가 있던 보호소에 직접 연락해서 입양하고 싶다고 했더니, 방문 후 입양신청서를 쓰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안내해주셨고, 회사 연차를 내고 복숭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참고로, 유기견보호소마다 절차는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당시 저는 강아지 이동 캔넬을 사서 KTX를 타고 내려가 복숭이를 데려왔어요. 먼 거리다 보니 복숭이가 멀미하거나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캔넬 안에서 편안하게 잠들어서 어렵지 않게 왔답니다.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Q. 처음 반려동물을 자취방으로 데려올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저의 경우 기본적으로 필요한 제품은 데려오기 전 미리 구매했습니다. 사료와 배변 패드, 편히 잘 수 있는 강아지 방석, 강아지에게 위험한 공간이 있다면 이런 곳을 막을 수 있는 펜스(울타리), 강아지 장난감, 강아지 샴푸, 목줄, 강이지 이동가방 등이 있어요.

어린 강아지의 경우 보호소에서 집으로 데려오면 잘 먹는지 컨디션은 괜찮은지 확인이 필요해요. 특히 배변 상태를 체크해서, 설사를 하거나 기력이 없으면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합니다.

보호소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들이 전염병에 걸리기 쉬워서 잘 살펴봐야 하더라고요.

복숭이는 입양한 다음날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잘 회복했어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며칠 휴식한 후에는 병원에 데려가서 필요한 예방접종도 맞추고 동물등록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런 부분 외에도, 입양 전부터 미리 공부하고 강아지를 앞으로 어떻게 돌볼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어린 강아지는 성견보다 신경 쓸게 더 많아요. 성견은 밥을 아침∙저녁으로 두 번 주면 되지만, 어린 강아지는 네 번 줘야 한다든지 혼자 있는 시간도 길게 두면 안 됩니다.

또 예방접종을 다 맞기 전까지 산책도 어렵기 때문에, 집에서 충분히 놀아주고 기본적인 훈련도 해줘야 합니다.

저는 복숭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옆에 있어주고 싶어서 추석 연휴에 맞춰 휴가를 냈고 일주일 정도 시간을 비웠어요. 그리고 한 달 정도는 제가 출근했을 때 동생이 집에 와서 돌봐 줄 수 있도록 했고요.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Q.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면서 가장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중요한 일을 선택할 때나 미래를 계획할 때 복숭이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온 일상이 복숭이와 함께 하는 걸로 채워졌어요.

전에는 ‘나는 혼자 편하게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라는 마음과 챙기는 일은 좀 귀찮고 힘들 것 같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청소를 더 해야 하고, 약속을 잡는 것도 어렵고 하는 등의 일들이 일상이 되었고 막상 하다 보니 귀찮게 여겨지지 않아요.

피곤해도 매일 산책을 해야 하지만 막상 하면 저도 운동이 되니까 좋더라고요. 복숭이가 좋아하는 걸 보면 행복합니다.

또 일하고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감정이 무미건조해지기도 하는데, 동물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 덕분에 많이 웃고 사랑을 느끼게 돼요.

처음에는 제가 보살핀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이 조그만 강아지가 저를 챙기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Q. 아무래도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하면 ‘비용’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혼자 살 때와 비교해 한달 기준, 어느정도 비용이 더 추가되는지 궁금합니다. 또 가장 큰 항목을 차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사실 키우다 보니 예상보다 더 들더라고요. 한 달에 대략 40만 원정도 더 추가되었어요.

필수 제품인 사료, 간식, 배변패드 그리고 필수 접종 및 사상충 예방약이 15만원, 주1회 유치원비용이 한 달에 15만원 이상, 미용, 옷, 장난감 등의 기타 비용도 계속 들어가고 있어요.

초반엔 뛰어놀 때 미끄러지지 말라고 깔아 둔 매트도 계속 물어뜯어서 몇 번이고 다시 구매했답니다.

또 지내다 보면 강아지가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는 일도 생기는데, 그럴 땐 병원비가 많이 나와요. 반려동물을 입양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이 부분도 충분히 생각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Q. 현재 외부로 출퇴근 하는 일을 하고 계신다면, 반려동물 교육 또는 산책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우선 강아지의 일상에 산책이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출근 전 아침에는 짧게 20분 정도 산책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한 시간 가까이 산책합니다. 보통 하루에 두 번 정도 산책하려고 노력해요. 또 쉬는 날엔 반려견 놀이터에 가서 뛰어놀 수 있게 합니다.

요즘은 TV에서나 유튜브 등에 반려견 교육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와있어서 자주 찾아보고 공부해요. 제가 하기 버거운 부분이 생기면 전문적인 훈련 프로그램도 들어볼 의향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복숭이가 잘 따라주고 있어서 직접 하고 있어요.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복숭이 보호자 장세경 제공

 

Q.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를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반려동물이 혼자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셨는지도 궁긍합니다.

저도 그게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제가 출근하면 집을 비우는 시간이 생기는데 긴 시간 혼자 있는 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어요. 혹시라도 분리불안이 생기면 강아지도 힘드니까요.

우선 저는 복숭이 입양 전에 회사 근무를 주 4일로 계약했어요. 주 1일은 유치원을 보내고, 주 1일은 동반출근이 가능해서 회사에 데리고 출근했습니다. 동생이 가끔 집에 와서 봐주기도 했고요.

그렇게 되면, 복숭이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집에 혼자 있게 되는데요. 그런 날엔 복숭이가 무료하지 않도록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동으로 간식 나오는 자동급여기랑 노즈워크 장난감을 최대한 세팅하고 나왔어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저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혼자 있는 날은 여전히 복숭이에게 좀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퇴근 후에는 바로 산책을 나가요.

 

Q. 현재는 동생분과 함께 생활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혼자 키울 때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밖에 나가 있어도 동생이 집에 있을 수 있으니 마음이 놓입니다. 제가 시간이 안 맞을 때는 동생이 한 번씩 산책을 시켜줄 수도 있으니 좋고요. 복숭이에게도 가족이 한 명 더 생긴다는 점은 정서적으로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안 놀아주면 장난감을 물고 동생 방으로 쪼르르 가서 놀고 오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반려동물 입양을 고민하고 있는 1인 가구 분들을 위해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1인 가구 분들은 반려동물을 입양하려고 할 때 고민이 되실 거예요. 저도 정말 그랬으니까요. 솔직히 1인 가구 분들 중 야근이나 약속이 많은 생황이라면, 아무래도 강아지를 키우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소중한 반려동물을 아끼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시간을 내고 행동할 수 있다면 1인 가구라도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고민하시고 준비하셔서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평생 함께 해 주세요. 함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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