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넷플릭스, 누가 대항마 될 수 있을까 
‘철옹성’ 넷플릭스, 누가 대항마 될 수 있을까 
  • 김다솜
  • 승인 2023.07.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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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OTT 업체를 대표하는 넷플릭스 (출처:넷플릭스(Netflix))
ⓒNetflix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넷플릭스라는 ‘철옹성’에 대적할 수 있는 서비스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는 물론이고 지식재산(IP)을 무기로 내건 디즈니플러스(디즈니+)조차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인가구의 ‘밥 친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맞설 수 있는 상대는 누가 될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넷플릭스의 월간사용자수(MAU)는 1142만명으로, 전월(1153만명)대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국내 OTT 서비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티빙이 519만명으로 2위를 차지했고 쿠팡플레이 487만명, 웨이브 395만명 등으로 이어졌다. 토종 OTT 1, 2위라는 티빙과 웨이브의 MAU를 합쳐도 넷플릭스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라는 ‘벽’에 가로막혀 고전을 반복하는 사이 토종 OTT의 적자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콘텐츠 제작 비용 증가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티빙의 지난해 매출은 2476억원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1192억원으로 동기간 56% 증가했다. 

웨이브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은 2735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영업손실은 1217억원으로 같은 기간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업 부채비율은 작년 기준 519%로 높은 편에 속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초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의사 논의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의 각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가 나서 합병 관련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양측 모두 합병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으나 논의가 오간 것과 관련해서는 함구했다. 

두 회사의 합병설이 흘러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7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당시 SKT MNO 사업부장)가 한 행사장에서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하길 원한다’고 깜짝 발언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국내 방송 콘텐츠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티빙과 웨이브를 모두 결제해야 했던 구독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였으나 당시 CJ ENM 측이 이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하면서 합병설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그러다 3년여가 지난 최근에 와서야 다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의 MAU를 합하면 900만명 이상으로 넷플릭스에 도전해볼 만하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역시 토종 OTT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OTT 통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다만 두 서비스를 동시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도 다수이기 때문에 합병 후 이용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글로벌 OTT 디즈니+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사용자 수는 올들어 지속 감소하며 지난 5월 MAU 179만명으로 사상 처음 200만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는 하반기 중 가구 외 계정공유금지 정책을 국내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정공유가 금지될 경우 구독서비스를 해지하겠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도입 이후 이용자 수 변화도 지켜볼 만하다. 

한편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1인가구일수록 TV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1인가구의 경우 일평균 OTT 이용시간이 2시간 11분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