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SNS 지겨워”...Z세대, 스마트폰 말고 덤폰?
[트렌드줌인] “SNS 지겨워”...Z세대, 스마트폰 말고 덤폰?
  • 김다솜
  • 승인 2023.08.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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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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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현대인에게 스마트폰은 중요한 기기로 자리잡았다. 타 지역에 홀로 나와 생활하는 1인가구에게도 스마트폰은 전화, 지도,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준다. 

그러나 최근 해외 Z세대 사이에서 스마트폰 아닌 덤폰(Dumb Phone)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덤폰은 스마트폰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기본적인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 기본적인 전화기의 역할만 하는 휴대폰을 말한다.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이전의 구형 피처폰을 생각하면 쉽다. 

국내에서 피처폰은 대개 공부에 집중하고자 하는 수험생이 사용하거나 업무용 세컨드폰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다수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일부 Z세대는 의도적으로 스마트폰 앱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덤폰을 선택하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로, 유년기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자랐다. 그런 그들이 덤폰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지난해 컨설팅업체 맥킨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사용이 정신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Z세대가 27%로 전 세대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이 비중이 9%에 불과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영국 등 17개국의 통계치를 분석한 결과 10~19세 여성의 10만명당 평균 자살률은 2003년 3.0명에서 2020년 3.5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10대 여성의 자살과 우울증이 2010년 인스타그램 출시 이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며 여성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과 SNS와 맞닿아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아칸소대, 오리건주립대, 엘라바마대 연합 연구팀은 SNS와 우울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하는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18~30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SNS 사용시간이 300분 이상인 이들 중 26.9%가 우울증 증상을 나타냈다. 

NIDA(국가약물남용연구원) 연구 결과에서는 스마트폰 남용이 불면증과 기분 변화, 뇌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됐다. 하루에 7시간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는 10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이 얇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에 민감한 이들의 경우 300시간 이상 SNS를 이용하는 경우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SNS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자각하는 Z세대들은 몇 년 전부터 스스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했다. 이들 중 스스로 자제가 안 되는 이들이 덤폰을 선택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덤폰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9년 4억대에서 지난해 10억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던 노키아(Nokia)의 제조업체 HMD글로벌에 따르면 노키아는 미국에서 매달 수만 대의 플립형 휴대폰을 판매 중이다. 

업계는 젊은 층의 덤폰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덤폰 판매는 향후 5년간 최대 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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