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 인터뷰] “평범한 직장인도 할 수 있다” 도서 출간 노하우는? 
[N잡 인터뷰] “평범한 직장인도 할 수 있다” 도서 출간 노하우는? 
  • 김다솜
  • 승인 2023.10.06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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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책을 출판하는 데 초기 비용 투자, 폐기 위험 감수 등 여러 부담이 있었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출판 방식이 다변화되며 누구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데일리팝이 만난 신민승 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18년간 쌓아온 자신의 직무 노하우를 정리한 책을 여러 권 출간했다. 그에게 출판 노하우 등을 물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약 18년간 4개 기업 그룹에서 법무 담당자로 근무해왔고 현재는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 있는 회사에서 법무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논리와 근거를 좋아하는지라 법무 업무는 적성에 맞는 편이고 법적 이슈와 관련하여 회사 사람들의 수많은 질문에 답변하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신민승씨 제공
인터뷰이 제공

Q. 본인의 노하우를 정리한 책들을 출간하셨다고요. 

A. 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막상 회사에 입사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공 서적에 있는 ‘근엄한’ 지식들은 당장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고요. 실제 기업 법무는 단순히 책에 있는 지식을 이용해 법적인 상담만 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문구 수정·보완 등의 계약검토, 법률상담 및 자문 등의 법무 검토, 미수금 현황 확인과 회수 전략 수립 등 미수채권 관리, 각종 가압류 신청 및 보정명령 이행, 지급명령 신청, 본안 소송 제기, 강제집행 신청, 이외에도 전공서적에서는 배울 수 없는 수많은 업무들로 실제 업무가 구성돼 있습니다. 

저는 저의 사회 초년기를 회상하며 제가 경험하고 익힌 각종 업무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후배 팀원들에게 수시로 가르쳐 줬고 지금도 저희 팀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기업법무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일을 한 팀원들은 짧은 시간 내에 기업법무에 대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곤 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다른 회사의 수많은 법무 담당자들에게도 전파되면 굉장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방법으로 책 출판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집필에 나섰습니다. 

 

Q. 집필하신 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제가 출판한 책은 크게 2종류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는 회사의 법무 담당자를 위한 ‘실전 기업법무’ 시리즈입니다. 현재 ‘제1편 계약검토(계약서검토)’, ‘제2편 법무검토(법률검토)’, ‘제3편 비상장회사의 이사회·주주총회 운영/관리’ 등이 출간 돼 있습니다. ‘제4편 상장회사의 이사회·주주총회 운영/관리’는 오는 11월경 출간 될 예정입니다. 

이 시리즈는 기업 법무팀의 사원, 대리급 직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무팀 팀장님이나 기업 법무팀에 소속돼 근무하길 원하는 변호사님들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회사 내 법무 담당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고려한 ‘전자소송 거의 그대로 따라하기’(이하 거그따) 시리즈입니다. 부동산가압류, 채권가압류, 지급명령, 본안소송 등과 관련한 정보 및 노하우를 각각 담아냈습니다. 

거그따 시리즈는 아직 전자소송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 법무팀 사원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라고 일반인들 중에서도 거액의 법무사·변호사 비용을 절약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전자소송을 진행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요즘 출판 방식도 여러 가지라던데요. 

A. 과거에는 오로지 종이책, 그것도 대량 인쇄하는 방식을 통해서만 책을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1권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선 상당한 돈 지출이 필요했고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 폐기되는 경우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POD(Publish On Demand) 방식의 출판과 전자책 출판이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면 출판이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이중 POD는 독자가 주문을 하면 그때 인쇄를 해 독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주문이 있을 때마다 인쇄를 하기 때문에 미리 출판을 위한 돈을 지출할 필요가 없고 수백 수천권의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다만 소량인쇄이다 보니 제작 단가가 높아서 인세가 낮은 편이고 주문 후 독자에게 책이 전달되기까지 5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건 단점입니다.

전자책은 주문 후 바로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인쇄비 및 물리적인 유통비가 지출되지 않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합니다. 다만 특정 페이지를 프린트해 종이로 보고 싶을 때 그럴 수 없다는 건 장점입니다. 

저는 위 2가지 방식 외 추가적인 방식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먼저 제가 독자분에게 직접 책 PDF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인데 제가 운영 중인 네이버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독자분에게 전달되는 시간이 빠르고 휴대폰과 컴퓨터 화면으로도 볼 수 있으면서도 원하면 직접 프린트 해서 종이로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는 POD 및 전자책 출판 후 대량 인쇄입니다. 앞서 제가 POD와 전자책 방식으로 출판한 10권의 책 대부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실전 기업법무 1편. 계약검토(계약서검토)’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만 출판사에 제작비를 선지급하고 대량으로 인쇄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독자 반응을 토대로 지속적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 후에 대량 인쇄를 결정한 것이라 폐기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대량 인쇄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유명세가 없는 일반인이 책을 출판한다는 건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신만의 책을 내기 위해 선행돼야 할 조건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도 책을 출판하기 전에는 책을 출판하는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여러 권의 책을 내고 나서 보니 아주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누구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돼 있는데 실제로 그것을 시도하느냐, 아니면 생각만 하다 관두느냐에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업무 노하우, 작은 재능 등은 가지고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이 책의 소재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죠. 또는 회사 생활, 사람들과 관계, 일상 생활 등에서 과거에 본인이 어려움에 처했던 때가 있었는지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런 경험이 있다면 본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집필 후 POD 방식 또는 전자책 방식이 가능한 웹사이트에 접속해 각종 조건을 충족시키며 실제 시중에 책이 출판되도록 하는 과정에는 여러 시행착오와 피로가 존재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해당 웹사이트가 요구하는 해상도, 규격, 목차 구성, 판권 정보 배열 등을 이해하지 못해 여러 번 반려되고 나서야 익숙해질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내용만 준비가 된다면 2~3일 만에 해당 책이 시중에 유통되도록 할 수 있는 수준이 됐어요. 

 

신민승씨가 출간한 책에 대한 후기 댓글 갈무리 (인터뷰이 제공)
신민승씨가 출간한 책에 대한 후기 댓글 갈무리 (인터뷰이 제공)

Q. 노하우 책 출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동물들도 살면서 노하우를 습득하지만 그 노하우가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동일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비효율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반면 사람은 말과 문서 등을 통해 다음 세대로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뒤에 오는 사람들은 기존 것을 쉽게 확보한 상태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 회사에서 또는 같은 업종에서 자신이 얻은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시키는 것은 사람만이 가진 고귀한 능력을 잘 활용하는 것이고 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책 출판을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오로지 본인의 노하우와 시간만 들이면 되는 것으로 추가적인 원자재 구매나 제작 활동 없이 지속적인 매출만 발생하는 과정입니다. 괜찮은 아이템과 내용이라는 전제 하에 한 번 공들여 출판을 해놓으면 수 년간 지속적으로 부수입이 들어오게 돼 경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책 출판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알려주고 싶은 노하우가 있나요? 

A. 우선 초기 투자비용 없이 POD 방식과 전자책 방식으로 먼저 책을 출판해보고 판매가 잘 된다면 그때 인쇄비를 투자해 대량 종이책을 인쇄해 출판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무슨 내용이든지 일단 작성하고 두 방식의 출판을 먼저 시도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또 책 내용을 작성하는 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자료와 제 머리 속에 있는 지식들을 좀 더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집필한 책이지만, 저도 제 책을 스스로 참고서로 활용해 업무를 수행 중입니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지식들을 책으로 옮기려 하니 왜 당연한지를 명시해야 할 것 같아 각종 법률, 판례, 유권해석, 학설 등을 명확하게 찾아내는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저는 지금 9번째 책인 ‘제4편. 상장회사의 이사회·주주총회 운영/관리’를 작성 중이고 이후에도 여러 가지 주제의 책들을 출판할 계획입니다. 영문계약 검토를 위한 기본 노하우, 술을 좋아하는 제가 술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과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 일반 회사원이 쉽게 출판하는 방법 등을 우선 생각 중입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만은 않기에 너무 먼 미래에 대해 계획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먼 미래를 꿈꾸고 계획하진 않습니다. 그저 조금 앞에 있는 것들만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우선은 책을 몇 권 더 작성해 출판할 것이고 그다음에 또 눈 앞에 뭔가 보이면 그것에 또 열심히 노력을 부어 넣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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