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그룹 신동원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자료에서 39개 계열사를 누락시킨 배경에 건강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 누락이 집중된 시기가 신 회장의 식도암 수술 시기와 겹치면서 경영 공백이 관리 소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공정위는 신동원 회장의 지정자료 허위제출 사건에 대해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농심이 허위 자료를 제출한 기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다.
2021년 말 농심은 신동원 회장이 ㈜농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고 대대적으로 밝혔다. 당시 신 회장은 1997년부터 24년간 맡아온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놨다.
같은 시기 신 회장의 장남 신상열 상무가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 승계에 대한 관측도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계열사 관리 시스템의 공백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신 회장의 건강상 문제가 뒤늦게 드러났다. 신동원 회장의 식도암 투병 사실은 그동안 대외적으로 전혀 알려진 바 없었으나, 이번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처음 공개됐다.
심의 위원이 "(신동원 회장이) 1997년부터 ㈜농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이 회사가 계열회사에 해당된다는 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농심 측이 핵심 친족회사들과의 관계 파악이 미흡했던 이유로 신 회장의 건강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농심 측은 공정위 심의에서 "신동원 회장의 경우에는 식도암 수술을 해서 일주일에 나오는 날이 많지 않고, 전문경영인체제로 가다 보니까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신 회장은 수술 이후 회사 출근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해 농심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오래전부터 진행해온 것으로, 신 회장의 건강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신 회장은 건강상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심은 현재 공정위의 검찰 고발로 수사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의 건강 문제가 정상 참작 사유가 될지, 아니면 더 철저한 관리 시스템 구축을 소홀히 한 경영 과실로 볼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