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스·코스트코는 ‘가성비’로 독주
창고형 시장 12조로 급성장
편의점과 백화점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대형마트만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패턴 변화 속에서 장보기 수요가 창고형 할인점으로 이동하며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 ‘대용량·가성비’ 채널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은 소비쿠폰 사용처로 지정되며 내수 회복 효과를,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 수요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대형마트만 유독 반등에 실패한 것이다.
대형마트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장보기 수요가 편의점과 전통시장으로 분산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추석 연휴가 10월로 이동한 것도 매출 공백을 키웠다.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이커머스, 창고형 할인점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트=가성비’ 공식을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이 컸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별도 매출 4조5939억원, 영업이익 113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1.7%, 7.6% 감소한 것이다. 할인점 본체 매출은 3.4% 줄었고 영업이익은 20.9% 급감했다. 반면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같은 기간 매출 1조4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으로 각각 3.6%, 11.6% 증가하며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롯데마트 역시 슈퍼 부문을 포함한 국내 매출이 1조3035억원, 영엽이익 7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8%, 85.1% 감소했다. 해외 부문을 포함해도 영업이익 감소폭이 -71.5%로 컸다. 베트남에서는 안정적 성장을 보였으나 인도네시아의 반정부 시위 여파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성비’ 내세운 창고형 할인점 독주
점포 수·고객 기반 모두 확대
창고형 할인점은 같은 업황 속에서도 성과가 확연히 달랐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025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대비 12.1% 상승한 7조3220억원, 영업이익은 16.5% 오른 2545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20개 매장만으로 홈플러스를 제치고 국내 대형마트 매출 2위로 올라섰다.
트레이더스 역시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2조8674억원, 영업이익 1127억원으로 각각 5.7%, 26.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93%로 같은 기간 이마트 할인점(1.12%)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오픈한 마곡점, 구월점은 개점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했고 구월점은 최근 매출 1위 점포로 올라섰다.
시장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지난해 9조2145억원에서 올해 12조4927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트코는 평택, 익산, 청주를 잇는 신규 출점을 확정했고 제주, 순천, 포항 등에 대한 추가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이더스는 24개 점포로 확대했으며 2027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의정부점을 비롯해 지방 광역도시 중심으로 신규 출점을 검토 중이다.
창고형 할인점의 약진은 구조적인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취급 상품 수를 줄이고 대량 매입·대용량 판매 구조로 원가를 낮춰 일반 대형마트대비 가격을 10%가량 싸게 책정할 수 있다. 매장 운영도 팔레트 단위 진열 등으로 비용을 최소화한다.
비회원제 전략도 차별화 요소다.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와 달리 회원제로 운영하지 않아 접근성을 높였다. 글로벌 직소싱을 통해 국내에 없는 대용량 상품을 도입하고 PB ‘T스탠다드’로 생활필수품 150여종을 저가에 공급하는 방식이 고정 수요층을 확보하는 데 주효했다. T스탠다드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1·2인가구의 ‘소분 소비’ 확산도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당근마켓의 소분모임은 3분기 기준 전년대비 12배 증가했다. 대용량 상품을 함께 구매해 나눠쓰는 방식이 고물가 환경에서 합리적 대안으로 자리잡으며 창고형 할인점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