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법안 통과로 367조 시장 '본격 개막'...조각투자 제도권 입성
STO 법안 통과로 367조 시장 '본격 개막'...조각투자 제도권 입성
  • 윤지현
  • 승인 2026.01.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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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의결
3년 논의 결실 블록체인 기반 증권 발행·유통 허용

토큰증권(STO)과 투자계약증권의 발행·유통을 허용하는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026년 1월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국내 디지털 증권 시장이 제도권에 진입했다.

금융위원회가 2023년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한 지 약 3년 만이다. 블록체인 기반 실물자산 투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부동산·미술품·한우 등 다양한 자산의 조각투자 시장이 본격 확대될 전망이나, 유통시장 개설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으로 실제 시장 안착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안 핵심…블록체인 기반 증권 발행·유통 허용

이번 통과된 개정안은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두 축으로 구성된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DLT)을 법적 '증권 계좌부'로 인정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STO는 발행·유통 정보를 분산원장에 기록·관리하여 기존 중앙집중식 시스템보다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직접 증권을 등록·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가 도입되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도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그동안 유통이 제한됐던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사 중개를 허용하고, '장외거래중개업' 신설을 통해 토큰증권이 거래될 수 있는 장외시장의 법적 토대를 닦았다. 다만 토큰증권 역시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므로 공모 시 증권신고서 제출 및 공시 의무 등 기존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정안은 정부 이송 및 공포 절차를 거쳐 2027년 1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3년간의 긴 여정…발의·폐기·재발의 반복

STO 제도화 논의는 2023년 금융위의 정비 방안 발표로 시작됐으나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관련 법안이 폐기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22대 국회 들어 2025년 11월 김재섭(국민의힘), 민병덕·강준현(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각각 개정안을 재발의하며 동력을 얻었다. 11월 24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하며 비쟁점 법안으로 분류됐고, 2026년 1월 15일 마침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며 약 3년간의 입법 공백이 해소됐다.

2030년 367조원 규모 성장 예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STO 시장 시가총액은 2024년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GDP의 약 14.5%에 달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자체 메인넷 개발 및 MTS 고도화를 완료하고 법 시행에 맞춰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이번 법안 통과를 산업 성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한우 산업은 긴 사육 기간에 따른 수급 변동성이 문제였으나, STO를 통해 시장 기반의 안정적 자본 조달이 가능해지면 농가 운영 안정성이 높아지고 유통 구조가 선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비롯해 과거 부동산이나 미술품에 국한됐던 조각투자 대상은 최근 음악 저작권, 희귀 와인, 선박 금융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이번 STO 법안 통과로 인해 그동안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가의 항공기 엔진이나 탄소배출권 등도 토큰화되어 소액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투자의 지형도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논란 '안개속'

법안 통과라는 경사에도 불구하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둘러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14일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안건 심의를 전격 보류했다. 한국거래소(KDX)와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핀테크 업체 루센트블록이 '공정성 결여'와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강경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가 절차의 투명성을 재점검하며 추가 소명 자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026년 상반기로 예정됐던 장외거래소 개장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일정…2월 중 협의체 킥오프

금융위원회는 2월 중 유관기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성해 시행령 등 세부 규정 설계에 착수한다. 법 시행까지 남은 1년 동안 분산원장 인프라 신설과 발행·유통 시스템의 세부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키움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한국 STO 시장이 미국 국채나 MMF 등 '정형적 자산' 중심인 해외와 달리 부동산·한우 등 가치 평가가 주관적인 '비정형적 자산'에 치중되어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기초자산 가치 평가의 객관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장 성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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