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의 병원값① "수술해야 하는데 보호자가 없대요"...1인가구 가로막는 병원 문턱
솔로의 병원값① "수술해야 하는데 보호자가 없대요"...1인가구 가로막는 병원 문턱
  • 오정희
  • 승인 2026.01.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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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건 개인의 일처럼 취급되지만, 대응 시스템은 여전히 '가족' 전제

대한민국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은 혼자 산다. 2024년 1인가구는 804만5000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돌파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의료 시스템은 여전히 '동반자'를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있다. 급격한 가구 형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병원 현장에서는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당하거나 수술 동의를 받지 못해 발을 구르는 1인가구의 사례가 2026년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다.


'누군가 곁에 있는 상태'가 당연한 의료 현장


현행 의료법상 환자의 '보호자'에 대한 명확한 범위 규정은 여전히 모호하다. 하지만 의료 현장의 현실은 법보다 엄격하다.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접수된 사례에 따르면, 보호자 부재를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하거나 수술이 지연된 경험을 한 1인가구가 적지 않다. 의료기관들이 사후 책임 소재와 퇴원 관리의 편의를 위해 관습적으로 연고자의 서명을 필수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인가구는 병원 진료가 필요하더라도 시간 부족, 이동 제약, 돌봄 부재 등 비재정적 요인으로 실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자 없이 입원 가능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은 790개, 병상은 8만4918개(2025년 11월 기준)로 전체 의료기관 병상의 약 13%에 불과한 상황에서, '보호자 동반' 시스템은 1인가구를 의료 사각지대로 내모는 장벽이 되고 있다.


경제적 취약성과 겹친 돌봄의 '이중고'


데이터는 1인가구의 아픔이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경제적 생존 문제임을 보여준다. 2024년 기준 1인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 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46.1% 수준에 불과하다.

부족한 벌이로 주거비와 관리비, 식비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서 예기치 못한 질병은 곧장 빈곤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4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1인가구는 139만7000 가구이며, 수급대상가구 10가구 중 7가구(74.2%)가 1인가구다. 사회적 안전망이 가장 절실한 집단이 오히려 의료 시스템의 빈칸에 놓여 있다.


2026년, 변화는 시작됐지만 갈 길 멀어


정부는 2026년 1월부터 의료급여 부양비 폐지, 생계급여 지급액 인상(1인가구 기준 월 82만556원) 등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 또한 오는 3월 27일부터는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0배 넘게 증액한 914억 원 규모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를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예산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비는 건강보험이 보장할 수 있지만, 이동·대기·간병·회복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공백은 시스템이 여전히 '가족'이 메울 것이라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라서 힘든 것"이 아니라 "혼자를 고려하지 않은 시스템"이 1인가구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

데일리팝은 이번 '솔로의 병원값' 시리즈를 통해 아픔을 혼자 감당하도록 설계된 구조적 문제를 분해해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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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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