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 인사이트] '제조+유통+플랫폼' KG그룹, 모빌리티 생태계 전략 짠다
[피벗 인사이트] '제조+유통+플랫폼' KG그룹, 모빌리티 생태계 전략 짠다
  • 정단비
  • 승인 2026.04.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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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7500억 인수…현대차 '브랜드 내부 순환'과 대비

KG그룹이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K Car(케이카)’ 인수를 공식화했다. 2022년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 KGM) 인수로 제조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중고차 유통·금융 플랫폼까지 품에 안으며 완성차 제조부터 판매·금융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완성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현대차·기아가 자체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앞세워 플랫폼 전환을 가속하는 가운데, 업계 판도 재편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KG스틸은 4월 1일 케이카 지분 72.19%를 사모펀드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로부터 5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케이카캐피탈 지분 100%까지 포함한 총 매각 대금은 7500억원이며, 거래 종결은 올해 6월 30일을 목표로 한다.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공동 투자 방식으로 진행됐다.

KG그룹은 왜 케이카를 선택했을까

KG그룹의 완성차 제조사 KGM은 지난해 매출 4조2433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을 기록하며 KG그룹 편입 후 3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케이카는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줄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이카는 전국 48개 직영점 외에 국내 최초 중고차 이커머스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운영하며 소매 판매량 절반 이상을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전속 금융사 케이카캐피탈도 직접 설립해 차량 구매부터 할부금융까지 원스톱 구조를 갖췄다.

또 케이카 매출은 한앤코 인수 첫해인 2018년 9904억원에서 2025년 2조4388억원으로 약 2.5배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약 14.9배(51억→760억원) 증가했으며, 유효시장 점유율도 5%에서 12.7%로 상승했다.

한앤코가 PE로서 밸류업을 마친 자산을, 수익성과 성장 궤적이 모두 검증된 상태에서 인수한다는 점은 재무적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하다.

제조부터 유통, IT 플랫폼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생태계

KG그룹은 이번 인수로 자동차 제조(KG모빌리티), 자동차 유통(케이카), IT 플랫폼(KG ICT)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KGM이 생산한 차량을 케이카 채널로 직접 공급하고, 케이카캐피탈로 금융을 연결하면 외부 딜러 없이도 제조-유통-금융의 생태계도 형성된다.

더불어 중고차 데이터를 신차 전략에 활용할 수도 있다. 어떤 차종이 얼마에 팔리고, 어떤 연식대에 교체 수요가 몰리는지를 직접 데이터를 보유하면 신차 개발 우선순위와 가격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KGM의 구독 서비스 확장과의 연결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KGM은 올 초 차량 구독 서비스 'KGM 모빌링(KGM MOBILING)'을 출시하고 토레스, 액티언 등 주요 모델을 중심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초기 구입 비용이나 보험·세금·정비 부담 없이 다양한 모델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서비스로, 향후 픽업트럭 및 아웃도어 패키지 구독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여기에 케이카의 유통망과 케이카캐피탈의 금융 기능이 붙으면, KGM 신차 구독→케이카 중고차 전환→재금융으로 이어지는 고객 생애주기 관리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현대차와는 차이가 있다

완성차 경쟁사인 현대차도 인증중고차 전용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내차팔기'·'내차사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AI 가격 산정 엔진과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KGM도 인증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직접 판매가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KG그룹의 접근 방식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현대차 인증중고차는 자사 브랜드 차량에 한정된 폐쇄형 모델이다. 신차 교체 주기에 맞춰 중고차를 회수·재판매하는 순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KG그룹은 케이카의 기존 재고와 유통 채널을 유지하면서, 그 위에 KGM 신차·구독을 연계할 수 있다. 시장 지배력이 약한 제조사일수록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직접 확보하는 전략의 주요하다는 분석이다.

나아가서 케이카의 해외에서 역할을 생각해볼 수 있다.

KG그룹은 KGM의 해외 네트워크와 KG스틸의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활용해 중고차 유통 및 모빌리티 서비스의 해외 확장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는 등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KGM은 올해 베트남 공장 생산 본격화와 사우디아라비아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2026년 수출 목표를 전년 대비 19.6% 늘어난 8만2000대로 제시했다. 해외 생산·판매 거점이 늘어날수록 현지 유통·금융 인프라 확장의 필요성도 커진다. 케이카가 쌓아온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경험과 캐피탈 운영 노하우를 해외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룹 시너지 가능할까

인수 주체가 모빌리티가 아닌 철강 계열사(KG스틸)라는 점이다. 이에 케이카를 KGM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통합하려면 지분 구조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5500억원에 캐피탈 2000억원을 더한 총 7500억원을 집행하는 재무 부담도 단기적으로는 변수다.

이와 관련해 KG스틸은 케이카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철강 산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KGM은 2026년 연간 32만대 판매 계획을 수립했으나, 케이카를 통한 유통 채널 확보가 국내 판매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제조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에서 KG그룹은 외부 플랫폼을 인수해 단계를 건너뛰었다. KG그룹 역시 이번 인수를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닌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으로 정의했다.

KG그룹의 전략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어떤 긴장을 만들어낼지, 이제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KG그룹 CI
사진=KG그룹 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