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이 DL이앤씨의 불법 촬영 논란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조합은 공식 사과를 받고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DL이앤씨가 자초한 '도촬' 파문은 수주전 내내 꼬리표로 남게 됐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4월 10일 오후 2시 마감된 입찰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응찰해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5구역은 지하 5층~지상 68층, 8개동, 1397가구 규모로,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1조4960억원이다.
문제는 입찰제안서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터졌다. DL이앤씨 직원이 볼펜 형태의 초소형 카메라로 현장을 몰래 촬영하다 현대건설 측에 적발됐다. 입찰제안서에는 각 건설사의 세부 시공 조건이 담겨 있다. 조합원들에게 공개되기 전에 경쟁사 조건을 미리 파악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왔다.
조합은 당일 저녁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입찰 계속 진행 여부를 논의했다. 강남구청 의견을 반영해 DL이앤씨의 공식 사과를 조건으로 총회까지 예정대로 절차를 밟기로 했다. 볼펜형 카메라는 봉인해 조합 사무실에 보관하기로 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월 30일 예정이다.
DL이앤씨의 사과문으로 일단락됐지만 감수해야 할 후폭풍은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불과 두 달 전 조합원 출근길 도열 행사에서 "공정 경쟁과 투명한 입찰을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수주전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2파전으로 굳어진 가운데, 양사 모두 4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했다. 조합원들의 최종 선택은 5월 말에 나온다. 도촬 논란을 자초한 DL이앤씨가 남은 홍보 기간 동안 신뢰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변수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