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39.8%) 이어 비수도권 광역단체 2위
강원도에 사는 가구 10곳 중 4곳은 '혼자 사는 집'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강원의 1인가구 비중은 39.4%로, 비수도권 도(道) 단위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다.
전국 평균(36.1%)을 3.3%p 웃돌고, 비수도권 광역시·도를 통틀어도 대전(39.8%)에 이어 2위다.
서울(39.9%)·대전(39.8%)·강원(39.4%)·충북(39.1%)·경북(38.9%) 순으로 줄을 세워보면, 1인가구의 지형도는 더 이상 '대도시 청년 라이프스타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은 떠나고, 부모는 둘이 살다 혼자 남는다"
지난해 전국 1인가구는 804만5000 가구. 전체 가구의 36.1%로, 1년 새 21만6000 가구(2.8%)가 늘었다. 셋 중 하나가 1인가구인 시대가 됐다.
이런 가운데 1인가구를 연령대별로 줄 세우면 70세 이상이 19.8%로 가장 많다. 29세 이하(17.8%)·60대(17.6%)·30대(17.4%)가 그 뒤를 잇는다. 한국의 1인가구는 청년형과 노년형이 거의 같은 무게로 양극화돼 있다는 뜻이다.
강원도는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역으로 12개 시·군이 지정돼 있다. 청년이 빠진 자리에 부부가 남고, 부부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거나 자녀가 분가하면, 가구는 자연히 1인가구로 바뀐다.
1인가구화는 사실상 지방소멸로 인해 나타난 수치인 것이다.
영동권은 이미 '소멸 단계'에 진입했다
강원의 인구감소지역 12곳에는 동해·강릉·속초·인제·양구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산출한 지방소멸지수에서 영동권 거점 도시들조차 위태롭다. 강릉시(0.493)·동해시(0.469)·양구군(0.476)·인제군(0.477)은 이미 '소멸 위험 단계'(0.5 미만)다. 군부대 철수, 청년 유출, 출생아 감소가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다.
이런 지역에서의 1인가구는 수도권의 그것과 결이 다르다. 서울 관악구의 1인가구가 원룸·배달앱·24시간 편의점을 끼고 사는 청년이라면, 강원 산간·해안의 1인가구는 단독주택에 홀로 사는 70대 어르신일 가능성이 높다. 통계상 같은 '1인'이지만, 두 사람의 일상은 같은 정책으로 맞출 수 없다.
"외롭다" 48.9%…고독사 사망자 3661명, 사상 최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 1인가구의 48.9%가 평소 외롭다고 답했다. 전체 가구(38.2%)보다 10.7%p 높다. 인간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51.1%로 전체(55.5%)에 못 미친다.
경제적 사정도 박하다. 1인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7427만원)의 절반(46.1%) 수준이다. 자산 2억2302만원, 주택 소유율 32.0%로 모두 전체 가구의 절반에 머문다. 노년 1인가구가 다수인 비수도권에서, 이 격차는 단순한 소득 문제가 아니라 의료·돌봄·이동의 문제로 이어진다.
고립의 그늘은 통계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고독사 사망자는 3661명으로, 2021년(3378명)·2022년(3559명) 대비 매년 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60대(1146명)와 50대(1097명)가 전체의 절반 이상(53.9%)이며, 남성이 84.1%(3,053명)로 여성(15.9%)의 5배를 넘는다. 발생 장소는 주택(48.1%)·아파트(21.8%)·원룸·오피스텔(20.7%) 순이다.
행정은 여전히 '4인 가구' 시대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제도다. 응급 안전망, 복지 알림, 주거 지원, 디지털 행정 서비스는 대체로 '동거 가족이 있다'는 전제 위에서 설계돼 있다. 1인가구 비중 40%에 육박하는 지역에서 이 전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지방소멸 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 보고서는 "기존의 출산·정주 중심 인구정책은 1가구·고령가구가 다수가 된 지역의 실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또 보고서에서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한 지역일수록 1인가구·고령가구 비중이 동시에 높아진다"며, 1인가구 정책과 지방소멸 정책을 분리 운영하는 현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1인가구 지원은 청년 주거에, 지방소멸 대응은 출산·정주에 묶여 있는 사이, 비수도권 1인가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고령 독거가구는 두 정책의 사각지대에 빠져있다.
후속 보고서인 한국고용정보원 '지방소멸 2025: 신분류체계와 유형별 정책과제'도 같은 문제를 말했다. 1인가구를 ▲청년(일자리·주거·연결망) ▲중장년(재취업·고립 예방) ▲노년(돌봄·의료·이동)으로 분리해 정책 패키지를 새로 짜야 하며, 행정안전부가 도입한 '생활인구' 개념을 지자체 단위에서 실제 자원 배분 기준으로 작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의 1인가구 39.4%가 가지는 의미
수도권 인구는 이미 비수도권을 100만명 이상 앞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 기준 2026년 3월 수도권·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약 111만명에 달한다.
강원 뿐만 아니라 인구소멸 지역의 1인가구 증가는 청년 유출, 고령화, 1인가구화가 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될 때 생기는 결과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소멸위험은 이제 광역대도시로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처럼, 강원의 오늘은 다른 비수도권 지역의 내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표준이 된 동네에, 우리는 어떤 행정과 어떤 사회 안전망을 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