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린생활시설 등 용도 제한에 전입신고 막혀…제도 개선 필요
서울에서 생활하는 주거취약 청년 상당수가 고시원에 머물고 있지만, 이들은 정부의 월세 지원 정책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입신고를 기준으로 설계된 제도가 가장 열악한 주거 형태를 선택한 청년들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와 지자체 자료를 종합하면 청년 주거취약층의 다수가 고시원 등 비주택에 집중돼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4년 발표한 ‘청년 주거취약계층(복합위기) 실태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주거취약 20대의 79.5%가 고시원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청년 규모 역시 20만 명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파악되며, 고시원은 청년 빈곤층의 주요 주거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주거 현실과 정책 설계 간 괴리다. 서울특별시의 청년월세지원 사업에서 고시원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지원 대상의 상당수는 원룸이나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거주자로,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차 계약을 전제로 한다. 반면 보증금 부담으로 고시원을 선택한 청년들은 제도 진입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전입신고 기준에 막힌 지원 사각지대
청년 월세 지원은 일정 소득 요건과 함께 전입신고와 임대차 계약을 필수 조건으로 둔다.
그러나 다수 고시원은 건축물 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이나 숙박시설 등으로 분류돼 전입신고가 제한된다. 이 경우 세입자는 법적 주거지로 인정받지 못해 월세 지원뿐 아니라 각종 복지 정책에서도 제외된다.
현장에서는 전입신고가 가능한 고시원이 더 높은 월세를 요구하거나, 아예 불가하다고 안내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고시원협회 측은 건물주 입장에서 전입신고를 허용할 경우 퇴거가 어려워지고 금융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현행 정책이 ‘주거 형태’를 기준으로 설계되면서 실제 취약계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고시원 거주 청년들은 소득 대비 높은 임대료 부담과 불안정한 거주 환경에 놓여 있지만, 제도상 주거로 인정되지 않는 이중 구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 월세 지원과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 체류형 주거취약 청년을 직접적으로 포괄하는 정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입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실제 거주 실태를 반영한 지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