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의 비싼 임대료, 실질적인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되돌아와
서향의 긴 일조량과 북향의 그늘, 주거 만족도와 심리적 영향 커
독립을 처음 시작하는 자취 초보들에게 가장 높은 벽은 단연 ‘월세’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역세권 여부와 방 상태를 맞추다 보면 부동산 매물 설명에 적힌 ‘남향’이나 ‘동향’ 같은 정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마련이다.
심지어 같은 건물의 비슷한 크기인데도 남향이라는 이유로 월세가 몇 만원씩 더 비싼 것을 보면 굳이 방향 때문에 귀한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집의 방향은 단순한 기호의 문제를 넘어 자취 생활의 지속 가능성과 거주자의 심리 상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방향이 왜 월세까지 올리는 거지?
자취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달이 나가는 고정 지출인 월세다. 방의 방향에 따라 월세가 차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방향이 가진 채광의 가치가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선호되는 남향의 경우 사계절 내내 햇빛이 일정하게 들어와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준다. 이는 겨울철 난방비 절감으로 직결된다. 여름에는 태양 고도가 높아 햇빛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오지 않아 냉방 효율에도 좋다.
결과적으로 남향집의 조금 더 높은 월세는 매월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과 가스비를 미리 선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반면 북향이나 일조량이 부족한 방을 선택하는 경우 겨울철 추위를 견디기 위해 가동하는 난방기기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남향집보다 더 많은 유지비가 발생할 수 있다.
방향에 따라 마음건강도 달라진다고?
남향 외 방향들은 거주자의 생활 패턴과 심리에 따라 호블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동향은 해가 뜨는 아침에 햇빛이 집중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오전 중에는 집안이 밝아 상쾌한 기상을 돕지만 오후부터는 해가 넘어가 실내가 어두워진다는 게 특징이다.
이와 반대로 서향은 오후부터 일몰 전까지 해가 길게 들어온다. 특히 서향집은 늦은 오후 집 안 깊숙이 쏟아지는 붉은 햇살이 특징이다. 누군가는 이를 낭만적이라 느끼지만 퇴근·하교 후 마주하는 길고 붉은 노울은 일부에게 묘한 허망함이나 우울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하루가 저물어가는 것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체감하다 보니 정서적으로 예민한 이들에게는 서향의 빛이 오히려 독이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월세를 찾는다면 북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북향은 일조량이 적어 낮에도 어두운 편이지만 이로 인해 다른 방향에 비해 임대료가 확실히 낮게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낮 시간에 집을 비우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고 오직 잠만 자는 공간으로 자취방을 활용한다면 북향을 선택해 고정 지출을 줄이는 것이 전략적일 수 있다. 햇빛에 의한 가구 변색이 적고 여름에 상대적으로 시원하다는 점도 북향만의 실용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결국 1인가구가 방향을 따지는 것은 내가 이 집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버틸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조건 비싼 남향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본인의 생활 패턴을 무시한 선택은 주거 만족도를 낮춰 결국 이른 퇴거와 이사비용 지출이라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