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받는 에너지 지원금, 4인가구의 절반도 안 된다
1인가구가 받는 에너지 지원금, 4인가구의 절반도 안 된다
  • 김영호
  • 승인 2026.06.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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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에너지바우처의 2025년 1인가구 지급액은 연간 29만5200원이다. 4인 이상 가구 지급액인 70만1300원의 42% 수준에 불과하다. 지원금은 가구원수에 따라 올라가는 구조인데, 문제는 전기·가스 기본요금처럼 사람 수와 무관하게 가구 단위로 부과되는 고정비는 1인가구도 다인가구와 똑같이 내야 한다는 점이다.

전국에 804만 가구가 넘는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6%를 차지하는 지금, 가구원수 비례 방식의 에너지 지원 설계가 맞는지 따져볼 때가 됐다.

1인가구는 42%, 4인가구는 100%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하는 에너지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장애인·영유아 등 기후 민감 계층에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5년 기준으로 지원대상은 약 130만7000가구다. 가구원수에 따른 지급액은 1인 세대 29만5200원, 2인 세대 40만7500원, 3인 세대 53만2700원, 4인 이상 세대 70만1300원으로 차등 지급된다.

4인 이상 가구는 1인가구보다 2.37배 많이 받는다. 단순히 지급액 총액만 보면 다인가구 지원이 더 많은 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에너지 비용의 구조는 다르다.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에는 사용량과 별개로 부과되는 기본요금이 있다. 사람이 1명이든 4명이든 기본요금은 같다. 혼자 사는 가구도 보일러 한 번 가동하면 기본요금은 고스란히 청구된다. 원룸 한 칸을 데우거나 식히는 데 드는 에너지는 4인가구 방 한 칸과 크게 다르지 않다.

1인당 에너지 소비, 5인가구보다 3.8배 많다

서울연구원은 2020년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회원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리포트를 발표했다. 1인가구의 1인당 월 전기 소비량은 511Mcal로, 5인가구 구성원 1인(136Mcal)보다 3.8배 많았다. 탄소배출량도 1인가구 1인당 월 162㎏ 대 5인가구 1인당 44㎏으로 3.7배 차이가 났다. 에너지의 가구 규모 경제가 뚜렷하게 작동한다는 의미다.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수록 1인당 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혼자 사는 사람은 공간·설비 고정비를 온전히 혼자 짊어진다.

이런 구조에서 에너지 지원금이 가구원수 비례로 올라가면, 1인당 에너지 부담이 가장 큰 집단에 가장 지원금이 적게 돌아가는 역설이 생긴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소득의 절반, 에너지 부담은 두 배

에너지경제연구원이 EU 에너지빈곤관측소(EPOV)의 핵심 지표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주거 에너지비 지출 비중이 국가 전체 중앙값의 2배를 초과하는 '소득 대비 연료비 과다 지출 가구' 비율은 2025년 1분기 19.5%에 달했다. 이는 2015년의 16.1%보다 3.4%포인트 높고, EU 26개국 평균(15.3%)을 웃도는 수치다. 

2024년 기준 1인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46.1% 수준이다. 소득은 전체 가구의 절반이 안 되는데, 에너지 고정비는 동일하게 부담하는 구조다.

에너지바우처 제도 자체가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지원 단가를 단순히 가구원수에 비례해 높이는 방식은 1인가구의 실제 에너지 부담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에 일부에서는 전기·가스 기본요금처럼 사람 수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고정비 부분만큼은 1인가구에 별도 가산 방식으로 설계하거나, 최소 지원 하한선을 높이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