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6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전격 회동했다. 지난 5일 총수 만찬에 이어 진행된 이번 최고경영진 회의(TMM)에서 양사는 모빌리티(Mobility), AI 인프라(AI Infrastructure), 피지컬 AI(Physical AI)를 아우르는 이른바 ‘M.A.P’ 중장기 협력 범위를 확정했다.
이번 동맹은 단순한 반도체 공급 관계를 넘어, 엔비디아의 풀스택(Full-stack) AI 플랫폼과 가전·로봇·전장·에너지 분야에서 축적된 LG그룹의 하드웨어 제조·인프라 역량이 결합한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특히 양사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세 가지 축은 주요 계열사들이 역량을 결합해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하는 '원LG(One LG)'의 핵심 영역이다.
Physical AI: ‘아이작 그루트’ 기반 자율 제조 표준 수립
양사 협력의 가장 핵심은 가상 세계의 AI를 현실 물리 세계로 구현하는 ‘피지컬 AI(로보틱스 및 자율 제조)’ 분야다.
먼저 LG전자는 엔비디아의 핵심 AI·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Isaac), 그루트(GR00T), 코스모스(Cosmos)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 개발 전 과정을 고도화한다.
여기에 LG이노텍의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 LG CNS의 산업 현장용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PhysicalWorks)'가 융합된다.
또 LG가 글로벌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생산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결합한다.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물류에 이르는 전 과정을 데이터가 실시간 연결하는 자율 제조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한다는 구상이다.
AI 인프라: AIDC 열관리부터 전력 솔루션까지 전방위 공략
AI 데이터센터(AIDC)의 폭발적인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는 현재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최대 과제다. LG는 계열사별 에너지·공조 역량을 모아 엔비디아 인프라 생태계에 직접 진입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 계열사 | AI 인프라(AIDC) 분야 핵심 협력 내용 |
| LG전자 | 엔비디아 DSX 아키텍처 맞춤형 프리패브(Prefab) 모듈형 설계 및 액체 냉각 솔루션(CDU, 콜드 플레이트) 인증 협업 |
| LG유플러스·LG CNS |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레퍼런스 디자인을 적용해 확장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AI 팩토리 구축 |
| LG에너지솔루션 | 엔비디아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가이드라인에 맞춘 800V 직류(DC)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협력 |
이에 LG는 데이터센터 건설(CNS·유플러스)부터 내부 공조 설비(전자), 배터리 기반 전력망(엔솔) 인프라까지 엔비디아 AI 팩토리 아키텍처 안에서 원스톱으로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Mobility & 엑사원: 자율주행 고도화와 소버린 AI 동맹
모빌리티와 자체 AI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동맹도 한층 정교해진다.
자율주행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구현을 위해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역량과 LG이노텍의 차량용 라이팅 시스템 등 전장 부품을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인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을 접목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자율주행 보조시스템(ADAS)을 포함한 모빌리티 AI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이어 LG AI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GPU'와 AI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NeMo Framework)을 도입해 엑사원의 학습 효율과 추론 성능을 극대화한다.
아울러 네모트론(Nemotron)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해 데이터 학습 품질을 높이고 한국형 소버린 AI 구동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제조와 AI 플랫폼의 결합, 실물 경제 권력의 재편
이번 협력은 LG그룹이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고객의 삶에 스며드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비전이 실물 경제와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실행의 실환이다.
구광모 LG 대표는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청사진이 "고객의 일상과 글로벌 산업 현장에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LG의 미래 모습과 일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강력한 AI 플랫폼을 현실 세계에서 검증하고 확산해 줄 가장 완벽한 제조·하드웨어 파트너를 얻었고, LG는 엔비디아라는 파트너를 통해 가전과 모바일을 넘어 공장, 차량, 인프라 영역까지 그룹 전체의 사업 영토를 확장할 확실한 동력을 확보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는 "한국은 제조, 메카트로닉스, AI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강점의 결합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한국의 핵심 성장 산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엔비디아 DSX와 피지컬 AI 플랫폼을 통해 LG는 가정과 차량을 넘어 공장과 AI 인프라 영역까지 리더십을 확장하고, 일상과 산업을 변화시킬 지능형 시스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