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계열사가 1년 만에 9개에서 21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재계 순위는 60위에서 62위로 두 계단 내려갔지만, 더 주목할 변화는 계열사 확대다.
배틀그라운드 IP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재계 62위
크래프톤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3266억원, 영업이익 1조544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기준 총자산은 9조3214억원, 부채는 1조1141억원으로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다만 실적의 중심에는 여전히 PUBG IP가 있다. 2025년 PC 매출 1조1846억원과 모바일 매출 1조7407억원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약 88% 수준에 달한다. PC와 모바일 사업 대부분을 PUBG IP가 견인하는 구조로, 단일 프랜차이즈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카카오 구조조정 자산 흡수…스튜디오 확대 전략
올해 새롭게 편입된 계열사는 외부 편입 8개와 신설 4개다.
외부 편입 기업을 보면 넵튠은 지분 취득으로 계열사에 편입됐고, 님블뉴런·엔크로키·프리티비지·플레이하드·트리플라·이케이게임즈·팬텀 등도 새롭게 계열사에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공시 기준으로 보면 이들 상당수는 카카오의 게임 계열사 재편 과정에서 제외됐던 회사들이다. 카카오가 게임 계열사를 축소하는 사이 크래프톤은 개발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와 편입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설 계열사도 눈길을 끈다. 나인비게임즈·룬샷게임즈·올리브트리게임즈는 독립 개발 스튜디오 형태로 설립됐으며, 루도로보틱스코리아는 게임과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한 AI 연구 법인이다. 게임 개발뿐 아니라 AI 기반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기타 매출 963% 증가…새 성장축 키우기
배틀그라운드 외 사업도 점차 비중을 키우고 있다.
2025년 기타 매출은 3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963% 증가했다. 일본 광고기업 ADK그룹과 넵튠 실적이 반영된 영향이다.
2026년 1분기 기타 매출 역시 29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59억원 증가했다. ADK그룹 실적이 분기별로 반영되면서 게임 외 사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남은 과제
크래프톤은 2026년 1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9%, 영업이익은 22.8% 증가했으며, PUBG IP 프랜차이즈 분기 매출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사업 구조는 여전히 PUBG IP 중심이다. 1분기 PC 매출 3639억원과 모바일 매출 7027억원을 합친 PUBG IP 매출은 전체의 약 79%를 차지했다. 기타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PUBG IP 실적 변화가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
인조이(inZOI), 서브노티카2 등 신규 IP 확대와 AI 투자, 게임 스튜디오 인수 전략은 결국 '배틀그라운드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크래프톤의 재계 순위는 소폭 하락했지만 계열사를 대폭 늘린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단일 IP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