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올해 재계 순위에서 10계단 하락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78위에서 올해 88위로 내려앉았다.
공정자산은 5조7290억원에서 5조5989억원으로 1301억원 감소했고, 계열사 수도 12개에서 11개로 줄었다. (유)평암농산법인이 청산되면서 외형이 축소된 가운데 실적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매출은 2조4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17.3% 줄었다. 특히 2025년 4분기에는 매출이 5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고,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공정위 공시 기준으로는 2025년 전체 매출 2조7902억원, 순이익 765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은 5조5989억원, 자본은 2조5706억원, 부채는 3조282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17.8% 수준이다.
소주는 선방, 맥주는 부진
하이트진로의 사업은 소주와 맥주가 양대 축이다. 소주 부문은 참이슬과 진로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갔지만, 맥주 부문은 부진이 이어졌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맥주 부문 매출은 6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로 외식·유흥 소비가 위축되면서 맥주 수요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간이주점 사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4%, 호프주점은 9.5% 감소했다. 외식보다 홈술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 변화와 논알코올·저도주 수요 확대도 업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26년 1분기에도 부진 지속
2026년 들어서도 회복세는 뚜렷하지 않았다.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5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10.8% 줄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소주 매출이 3810억원으로 2.2%, 맥주 매출이 1601억원으로 7.9% 감소했다. 반면 생수 부문 매출은 361억원으로 7.6% 증가했다.
14년 만의 대표이사 교체
하이트진로는 올해 경영진 변화에도 나섰다.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인규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장인섭 대표이사가 새롭게 취임했다. 업계에서는 장기 집권 체제 이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 속에서도 오너 일가 보수는 증가했다. 박문덕 회장의 2025년 보수는 77억4170만원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고, 박태영 사장의 보수도 10억9887만원으로 4.3% 증가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현지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며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공장 완공과 본격적인 실적 기여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 내 실적 반등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주류 소비 패턴 변화와 시장 축소라는 과제 속에서 하이트진로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