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식비 절약을 위해 ‘요알못’이 도전한 집밥 5일
[체험기] 식비 절약을 위해 ‘요알못’이 도전한 집밥 5일
  • 이수현
  • 승인 2023.09.12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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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금액 안에서 식단 짜는 방법은?

집밥을 먹는 것이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처음 혼자서 요리를 하려고 하면 그 진입장벽이 크게 느껴진다.

어떤 재료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할 땐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물론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도 어렵게만 느껴진다. 또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재료는 무엇인지, 그 재료를 가지고 어떤 요리를 해야 하는지 등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

1인가구 뉴스레터 '혼삶레터'가 2030 특화 리서치 플랫폼 '픽플리'와 함께 20~40대 1인가구 자취생 178명 대상으로 8월 8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8%는 ‘집밥은 외식보다 생활비 절약에 유리하다’고 답변했다.

동조사에서 자취를 시작할 때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미료(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소금, 간장(79.2%), 설탕(71.9%), 식용유(66.3%), 참기름(62.9%), 고추장(59.6%), 고춧가루(59%)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필자는 5일 간 매일 한 끼는 식자재부터 손질해 모든 것을 직접 요리해 먹으며, 실제 기본 조미료의 사용 빈도와 식비 절약 정도 등을 경험해봤다.

5일 간 매일 한 끼 이상을 요리하기 위한 지출 목표 금액을 5만 원으로 잡았다. 또 보통의 직장인 1인가구가 점심식사는 밖에서 해결하고 저녁 한 끼만 집에서 먹는다는 점을 감안해 하루 한 끼를 기준으로 체험을 진행해 식비를 계산했다.

목표 금액안에서 재료를 구매하고, 식단 계획을 짜는 방법까지 5일 간 사용한 비용과 과정은 어땠을까.

설문조사 내용을 기준으로 시작한 집밥 5일
“제한된 금액 안에서 식단은 어떻게 짜볼까?”

우선 시작부터 막막했다. 요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목표 금액 안에서 식단을 짜는 것부터 어려웠다.

이때 필자는 요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그나마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 하나를 기준으로 고민했다.

그 요리를 된장찌개로 정했고, 새롭게 구매해야 할 재료를 적어보니 두부, 애호박, 양파, 청양고추 등이었다.

여기에 맞춰 나머지 식단을 정했다. 또, 냉장고 속 처리해야 할 재료가 있다면 해당 재료를 활용할 요리도 추가했다.

이때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포털 및 유튜브 등에 재료명+’레시피’를 검색하면 그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필자는 5일 간 된장찌개 외 남은 애호박을 사용하기 위한 ‘애호박덮밥’, 양파를 사용하기 위한 ‘간장파스타’, 그리고 집에 있는 토마토를 처리하기 위한 ‘토마토계란볶음밥’과 계란을 활용하기 위한 ‘간장계란밥’으로 식단을 짜줬다.

자동적으로 요리를 할 수 있게끔 일주일이 시작되기 전 일요일, 필요한 재료를 모두 한꺼번에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필수조미료를 제외하고 보유한 재료가 아예 없다는 가정 하에 지출한 금액은 42,643원이었으며, 이때 구매한 재료는 5일치 그 이상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 1일차 ‘된장찌개’ 약 3400원
    왼)사용한 재료 일부, 오)완성된 모습 

     

첫 날 만든 된장찌개에 사용한 재료는 기본조미료인 고춧가루, 간장, 설탕, 소금 외 다진마늘(6980원) 1스푼, 두부(1690원)1/2모, 애호박(1690원) 1/2개, 양파 4개입(1613원) 중 1개, 청양고추 묶음(1060원) 중 1개, 버섯(2180원) 일부 등이다. 대략적으로 한 끼에 사용한 양으로 계산해보면 약 3400원 정도이다. 

만드는 방법은 손질한 재료는 된장 한 숟갈을 풀어 끓여준 물에 넣고 고춧가루 간장 소금 등으로 맛을 조절해주면 된다.

방법 자체는 간단했지만 생각보다 사용되는 조미료가 다양한 편이어서 그런지 체감 난이도는 높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 번 만든 양으로 점심과 저녁까지 해결 가능해 5일 간 만든 요리 중 가장 가성비가 좋게 느껴졌다.

  • 2일차 ‘간장계란밥’ 약2000원, 3일차 ‘간장파스타’ 약 2200원
왼)완성된 간장계란밥, 오)완성된 간장파스타 

 

2일차에는 기본조미료 간장, 참기름, 식용유를 제외하고 새롭게 구매한 굴소스(3000원) 1스푼, 다진마늘(6980원) 1스푼, 베이컨(1140원) 1/2개, 냉동대파슬라이스(2490원) 일부 사용 등을 사용해 간장계란밥을 만들어줬다.

식용유를 두른 후라이팬에 냉동슬라이스대파, 다진마늘을 볶아주다가 베이컨과 계란을 풀어 추가로 볶아준다. 베이컨이 어느정도 익어갈 때쯤 밥 한공기와 간장, 굴소스를 넣고 간을 맞춘 후 먹기 직전 참기름을 추가하면 고소한 맛이 추가된다. 

이 또한 한 끼니에 사용된 양만큼 비용을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2000원 정도로 한 끼를 해결한 격이다.

3일차는 2일차와 비슷한 재료를 활용해 밥 대신 면으로 간장파스타를 만들었다.

사용한 재료를 구체적으로 보면, 다진마늘(6980원) 1스푼, 베이컨(1140원) 1/2개, 청양고추(1060원) 2개, 파스타면(2480원) 1인분, 양파(1613원) 1/2개이며, 한 끼에 소요된 금액을 계산해보면 넉넉하게 잡아 약 2200원 정도다.

이로써 둘째날과 셋째날 요리 모두 2000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었고, 베이컨은 남는 재료 없이 모두 소진할 수 있었다.

  • 4일차 ‘토마토계란볶음’ 약3300원
왼)볶아주는 과정 오)완성된 모습 

 

4일차에는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토마토를 활용하고자 넣은 식단이다.

기본 조미료 중 사용한 것은 식용유뿐이었으며, 추가로 다진마늘(6980원) 1스푼, 방울토마토(7900원)1/2, 냉동슬라이스대파(2490원) 일부 사용, 양파(1613원) 1개, 계란(2690원) 3개, 굴소스(3000원) 1.5스푼 등을 사용했다. 한 끼 사용한 양으로 계산하면 3300원이 나왔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대파와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양파, 토마토, 청양고추 순으로 넣어주면서 볶아준다. 토마토가 어느정도 물러졌을 때 굴소스 1.5스푼을 넣고 추가로 볶다가 계란을 풀어 스크램블 해주면 완성이다. 

팬 하나로 요리가 가능해 설거지 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았고, 만드는 데 걸린 시간도 5분 내외였다. 케찹을 넣는 레시피도 있었지만 굴소스만 사용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5일차 ‘애호박덮밥’ 2400원

 

마지막 날은 첫 날 된장찌개를 위해 사둔 애호박을 활용한 ‘애호박덮밥’을 해줬다. 이로써 구매한 애호박은 모두 처리할 수 있었고, 기본 조미료 중 사용된 것은 식용유, 고춧가루, 간장, 설탕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다진마늘(6980원) 1스푼, 굴소스(3000원) 1.5스푼, 양파(1613원) 1/2개, 계란(2690원) 1개, 애호박(1680원) 1/2개를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대략 한 끼 비용으로 계산해보면 2400원이 나온다.

양념은 고춧가루 1스푼, 간장1.5큰술, 굴소스 0.5큰술, 설탕0.5큰술, 물2-3큰술을 넣고 섞으면 된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다진마늘을 볶아주고 손질한 양파와 애호박을 순서대로 넣어 볶아주다가, 애호박 수분이 나올 때 쯤 만들어둔 양념을 넣어 3분 정도 더 볶아주면 된다. 필자의 경우 남은 계란을 활용하고자 반숙계란후라이도 올려줬다. 

5일 집밥, 총평은…
기본조미료 사용 빈도수와 추가하면 좋은 것은?

한 끼 식사 비용으로 계산했을 때, 대부분 3천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해결이 가능했다. 물론 굴소스 0.5스푼, 다진마늘 1스푼 등과 같이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요소들이 있어 정확하진 않다. 

추가로 필자의 경우 처음 장 본 재료가 남아, 이를 활용해 주말 동안에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양파, 두부 등은 충분하게 남아 있었고, 남은 양파를 활용해 ‘양파덮밥’을, 남은 두부를 활용해서 ‘간장두부조림’을 추가로 해 먹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처음 지출한 비용(42,643원, 기본조미료 제외한 비용)으로 대략 7끼니를 해결한 셈이다.

기본조미료도 사용된 것 중 가장 빈도수가 높았던 것은 식용유, 간장이었으며, 생각보다 소금과 설탕 자체는 5일 중 된장찌개를 만들 때 하루 유용하게 사용됐으며 그 마저도 최소한의 양만 사용되었다.

기본조미료는 아니지만 거의 모든 요리에 사용됐던 재료는 양파, 굴소스, 다진마늘 등이었다. 소금 설탕을 대용량으로 구매하기 아깝게 느껴진다면 굴소스, 간장, 다진마늘 등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만든 요리 중 3일은 굴소스가 사용됐으며, 5일 모두 다진마늘과 간장을 사용했다. 특히 굴소스가 아니었다면 그 맛을 낼 수 없는 요리였기에 설탕 소금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됐다.

일주일 시작 전 식단을 짜는 과정이 조금 어려웠을 뿐 한 번 식단을 짜 놓고 나니 어떤 것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편했다. 또 사용되는 재료와 조미료도 반복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요리에 대한 자신감도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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