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5일 동안 3만원으로 점심·저녁 '집밥 먹기' 가능?
[체험기] 5일 동안 3만원으로 점심·저녁 '집밥 먹기' 가능?
  • 오정희
  • 승인 2023.09.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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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못하는 자취생, 초간단 하루 두 끼 집밥 식단
ⓒ데일리팝

고물가 여파로 젊은층의 소비형태가 현재를 즐기는 '욜로(YOLO)'에서 '절약'으로 변하고 있다. 지출의 가장 많은 부분은 식비로,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와 ‘거지방’ 등이 주목받고 있다.

1인가구 뉴스레터 '혼삶레터'가 2030 특화 리서치 플랫폼 '픽플리'와 8월 8일~21일까지 20~40대 1인가구 자취생 178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밥에 사용되는 비용은 1~5만원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집에서 먹는 모든 음식을 집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식자재부터 손질해서 모든 것을 직접 요리(32%)'하는 것은 물론 '통조림햄, 참치캔, 즉석밥 등 가공식품을 활용(43.8%)'하는 것까지 집밥이라고 생각한다. 

혼삶레터를 설문을 통해 알게 된 1인가구 자취생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5일간 5만원으로 살기에 도전해 봤다. 

변수를 없애기 위해 식비 체험을하는 5일 동안은 재택근무를 진행했다.

조미료를 포함한 식재료 구매 가격은 5만원을 넘기지 않았으며, 식단에 사용한 식재료의 낭비를 최소화해 3만원 살기가 가능했다.

누군가는 필자의 식단을 보고 '집밥이 맞아?'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필자 기준에서는 준비부터 식재료를 다루기까지 전부 스스로 진행한 만큼 5일치 요리 모두 집밥으로 생각하고 진행했다. 

※아래 식재료 사용양(g)은 필자 기준이며,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집에 보유하고 있는 식자재 및 조미료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구성한 식단입니다.


식비절약 체험 기준
 

식사 기준 : 1일 점심, 저녁 2식(평소 아침을 잘 먹지 않음) 

집밥 기준 : 가격에 맞춰 산 식재료만 소비(조미료, 소스 등 포함) 
① 식자재부터 손질해 모든 것 직접 요리
② 통조림햄, 참치캔, 즉석밥 등 가공식품 활용 

도전 금액 : 5일 5만원 

식재료 구매 : 4만 9839원

이름 구매 가격 1회 사용 시
우삼겹 700g (5회분) 1만1300원 2260원(140g)
팽이버섯 2봉 (4회) 1000원 250원
계란 10구 3830원 383원
두부 500g (3회분) 1050원 350원
양파 1kg (5개) 2980 596원
물만두 370g (4회분) 3574원 894원
쌀 1kg (10회분) 6500원  650원
유부 450g (20입) 7125원 356원
맛소금 95g 2080원 22원(1g)
통후추 45g 4010원 89원(1g)
고춧가루100g  3570원 36원(1g)
식용류 500ml  2820원 6원(1ml)
합계 4만 9839원  

1일차 점심 : 우삽겹 구이+계란 팽이부침

재료 사용(비용) : 2893원
우삼겹 700g : 1만1300원 → 140g 사용 : 2260원
계란 10구 : 3830원 → 1구 사용 : 383원
팽이 2봉지 : 1000원 중 한봉지를 뜯어 반만 사용 → 약 250원

조리 방법
우삼겹의 경우 열이 달아오른 전기팬 위에 우삼겹을 한 점씩 올려두고 굽는다. 평소 고기를 굽기만 하면 익지 않거나 너무 익거나 해서 잘 못굽는 편인데, 우삽겹이나 대패삼겹살의 경우 고기가 얇아 실패 확률이 적다. 단, 너무 오래 구우면 고기가 퍽퍽해지고 타기 쉬우니 한면당 10초 이내로 굽는 것을 추천 한다. 

팽이버섯 구이의 경우 팽이버섯을 잘라 올리고 그 위에 계란 푼 물을 붓고 익힌다.
보통의 전은 밀가루를 입히고 계란 푼 물에 담그는 등의 행위를 거친후 굽지만 실상 그냥 팬에 바로 올려도 크게 맛은 다르지 않다. 

1일차 저녁 :유부두부

■재료 사용(비용)  : 4085원

유부 450g (20입) : 7125원 → 5개 사용 : 356원x5=1825원
두부 500g (3회분)  : 1050원 →1회분 사용 : 350원

■조리 방법
유뷰두부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준비된 유부주머니에 쌀 대신 물기를 짠 두부를 넣으면 된다. 초밥처럼 따로 양념을 하지 않는 만큼 유부의 수분이나 기름기 등은 제거하지 않았다. 두부의 물기는 면보 등을 사용해 제거하면 되지만 없다면 손으로 짜는 것으로 충분하다. 

2일차 점심 : 우삽겹 덮밥


■재료 사용(비용) : 3020원 
쌀 1kg : 6500원 → 한 공기 100g 사용 : 650원
우삼겹 700g : 1만1300원) → 140g 사용 : 2260원
맛소금 95g : 2080원 → 22원(1g)x5 사용 : 110원  

■조리 방법
덮밥을 하기위해 쌀을 씻고 전기밥솥에 밥을 한다. 만약 밥솥이 없다면 냄비에 쌀보다 물의 양을 살짝 많게해 중불에서 8분정도 끓인 후 수분이 없어지고 탁탁 소리가 나면 약불로10분정도 더 끓이고 5분가량 뜸을 들여 먹으면 된다. 밥이 다 되었다면 그릇에 옮겨 담고 밥에 맛소금을 뿌려 섞은 후 구운 우삼겹을 위에 올려 싸먹으면 된다. 우삼겹에서 나오는 기름과 밥이 어우러져 따로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넣을 필요는 없다. 고기가 아닌 밥에 밑간을 하는 이유는 우삼겹은 얇기 때문에 고기에 잘 못 뿌리면 고기가 너무 짜지기 때문이다. 

2일차 저녁 : 물만두국

재료 사용(비용) : 2093원
물만두 370g 4회분 : 3574원 → 1회 사용 : 894원
계란 10구 : 3830원 → 1구 사용 : 383원
양파 1kg 5개 : 2980원 → 1개 사용 : 596원 
맛소금 95g : 2080원 → 22원(1g)x10 사용 : 220원  

■조리방법
물만두국은 조리방법도 어렵지 않다.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이다 물이 끓어오르면 물만두와 한입크기로 썰어둔 양파를 넣어준다. 따로 육수를 만들지 않은 만큼 국물 맛을 살리기 위해 만두1개를 터뜨려 풀어주고 맛소금으로 국물의 간을 맞춘다. 물만두가 익을 시간인 3분이 지나면 풀어둔 계란 물을 붓고 계란이 어느 정도 익으면 불을 끈다. 물만두국 요리 완성이다. 건더기부터 뜨끈한 국물까지, 생각보다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3일차 점심 : 계란 우삼겹 덮밥

■재료 사용(비용) : 3626원
쌀 1kg : 6500원 → 한 공기 100g 사용 : 650원
우삼겹 700g : 1만1300원 → 140g 사용 : 2260원
계란 10구 : 3830원 → 1구 사용 : 383원
맛소금 95g : 2080원 → 22원(1g)x3 사용 : 66원 
통후추 45g : 4010원 →  89원(1g)x3 사용 : 267원

조리방법
2일차 점심과 마찬가지로 밥을 하고 맛소금을 살짝 뿌린 후 구운 고기를 밥 위에 올린다. 이후 계란을 반숙으로 만들어 고기 위에 얹은 뒤 통 후추를 뿌려주면 완성이다. 맛도 요리된 모습도 식당에서 파는 소고기 덮밥이 부럽지 않다.

3일차 저녁 : 계란유부+두부

■재료 사용(비용) : 3370원
쌀 1kg : 6500원 → 한 공기 100g 사용 : 650원
유부 450g 20입 : 7125원 → 1개당 약 356원 x4 =1424원
계란 10구 : 3830원 → 1구 383원x2=766원
두부 500g 3회분: 1050원 → 3분의 1모 350원
고춧가루100g : 3570원 → 36원(1g)x5 사용 : 180원

■조리방법
준비된 유부주머니에 쌀로 지은 밥을 채워 넣고 한쪽에 둔다. 이후 계란 2개를 컵에 풀어 후라이팬에 넣고 달달 볶은 뒤 유부에 올려주면 끝이다. 유부자체에 간이 되어 있기때문에 따로 간은 하지 않았다. 계란 유부만 먹었더니 배가 출출해져서 갑자기 추가하게된 따끈한 두부. 두부는 그릇에 물을 붓고 뚜껑을 살짝 오픈한 채로 전자렌지에 1분 30초 가량 돌린 뒤 그대로 먹어도 좋고 간장이나 김치 등과 먹어도 좋다. 필자는 구매한 식재료 안에서 소비를 하는 입장인 만큼 구매하지 않은 김치 대신 고춧가루를 뿌려 먹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4일차 점심 : 우삼겹 덮밥

■재료 사용(비용) : 3156원
쌀 1kg : 6500원 → 한 공기 100g 사용 : 650원
우삼겹 700g : 1만1300원 → 140g 사용 : 2260원
맛소금 95g : 2080원 → 22원(1g)x3 사용 : 66원
고춧가루100g : 3570원 → 36원(1g)x5 사용 : 180원

■조리방법
2일차, 3일차 점심과 마찬가지로 밥을 지은 후 맛소금으로 간을하고 고기를 구워 올린 뒤, 고춧가루를 뿌려 마무리한다. 3일째 같은 식재료(고기)로 요리를 하다 보니 입에 넣는 순간 느끼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데 고춧가루를 뿌려서 같이 먹으면 우삼겹의 느끼한 맛을 잡혀 편하게 (몇일 더 같은 메뉴로)먹을 수 있다. 
 

4일차 저녁 : 오믈렛

■재료 사용(비용) : 2181원
팽이버섯 2봉: 4회분 1000원 →1회분 :  250원
양파 1kg 5개 : 2980원 → 1개 사용 : 596원
계란 10구 : 3830원 → 1구 383원x3 사용 : 1149원
맛소금 95g : 2080원 → 22원(1g)x3 사용 : 66원 
식용류 500ml : 2820원 → 6원(1ml)x20 사용: 120원

■조리방법

팽이버섯과 양파를 한입 크기로 썰어 식용유를 두른 후라이팬에 볶아 한쪽에 둔다. 계란 3개를 그릇에 깨뜨린 후 맛소금을 넣고 잘 섞어 후라이팬에에 붓고, 계란 윗면의 수분이 어느정도 사라지면 볶아둔 팽이버섯과 양파를 위에 얹어 반으로 접는다. 완성이다. 만약 너무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팽이버섯과 양파와 계란을 모두 섞은 뒤 스크램블처럼 후라이팬 위에서 휘휘 저어익혀 먹어도 된다.  
   

5일차 점심 : 물만두 두부 계란국 

■재료 사용(비용) : 1737원
물만두 370g 4회분 : 3574원 → 1회 사용 : 894원
계란 10구 : 3830원 → 1구 사용 : 383원
두부 500g 3회분: 1050원 → 3분의 1모 350원
맛소금 95g : 2080원 → 22원(1g)x5 사용 : 110원 

■조리방법 
냄비에 물을 끓인 후 물만두와 한입 크기로 썰어둔 두부를 넣는다. 국물 맛을 살리기 위해 만두 1개를 터뜨려 풀어주고 맛소금으로 국물의 간을 맞춘 뒤 계란 1계를 풀어주면 완성!  

5일차 저녁 : 밥+우삼겹+팽이구이

■재료 사용(비용) : 3160원
우삼겹 700g : 1만1300원 → 140g 사용 : 2260원
쌀 1kg : 6500원 → 한 공기 100g 사용 : 650원
팽이버섯 2봉: 4회분 1000원 →1회분 :  250원

■조리방법 : 밥솥에 밥을 하고 밥이 완성되면, 고기와 팽이버섯을 굽는다. 이후 밥위에 고기를 얹어 맛있게 먹는다. 각각의 음식을 따로 먹어도 되고 함께 먹어도 좋다.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하는데 사용된 비용 : 4만 9839원

5일간 요리에 사용된 비용 : 2만9171원  

3,160원+1,737원+2,181원+3,156원+3,370원+3,626원+2,093원+3,020원+4,085원+2,710원=2만9138원

전체 식재료 소진 못함 특히, 조미료가 많이 남음 


 

체험 후기 

식재료는 초기 구매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만 요리를 만들어 먹을 경우 한 끼당 사용되는 비용은 낮아진다. 지속적으로 요리를 할 경우 남아있는 식재료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하는 형태로 식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5일간 집밥을 만들어 먹어보니 식비절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1. 적게 먹는 소식 
 2. 정해진 식비 내에서만 구매 
 3. 구매한 식재료 다 소진 후 다음 식재료 구매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원하는 것을 모두 다 먹는다면 식비를 아낄 수 없다. 그렇기때문에 정해진 식비 내에서만의 소비가 필요하다. 

식재료를 구매한 뒤 음식을 만들어 먹다 보면 원래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이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되도록 정해진 식단 내에서만 먹어야 한다. 계획했던 식비보다 돈이 더 드는 것은 물론, 식재료 과잉으로 자칫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평소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닌 데다 '구매한 식재료(조미료 포함) 범위'에서 음식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식단 짜는 것부터 힘들었다.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일주일 내내 거의 비슷한 식단을 먹게 됐다. 

혹시 다시 도전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까 싶어 같은 금액으로 같은 형태의 체험을 진행 한 결과 ▲점심: 대패삼겹숙주나물 찜 ▲저녁: 시저샐러드의 무한 루프에 빠져 2주일 내내 동일한 식사를 하게 됐다.  

요리를 좋아해 응용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자칫 필자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니 오랜 기간 이와같은 생활을 해온 다른 사람들의 식단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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