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재계 지도㉚ '제빵 한 길' 80년…상미당에서 '상미당홀딩스'까지, SPC가 다시 쓰는 성장의 역사
2026 재계 지도㉚ '제빵 한 길' 80년…상미당에서 '상미당홀딩스'까지, SPC가 다시 쓰는 성장의 역사
  • 정단비
  • 승인 2026.07.3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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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빵집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3세 경영과 지주사 체제로 새로운 도약 준비

제빵 하나로 시작한 회사가 있다. 1945년 황해도 옹진에서 창업주 허창성이 문을 연 작은 빵집 '상미당'이 그 출발점이었다. 80년이 지난 지금, 그 빵집은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SPC그룹은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창업의 출발점인 '상미당'의 이름을 이어받은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고, 창업 3세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제빵 외길 80년의 역사를 넘어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Great Food Company)'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다.

흔들리지 않은 성장의 축, '제빵'

SPC의 80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제빵이다. 사업 영역은 커피, 아이스크림, 외식, 식자재 유통 등으로 넓어졌지만 그룹의 중심에는 언제나 빵이 있었다.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 물류, 유통, 매장 운영까지 제빵 산업의 가치사슬을 내부에 구축한 것이 SPC 성장의 기반이었다. 단순히 빵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빵이 만들어지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어왔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제빵 중심 전략'은 SPC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상미당에서 삼립, SPC그룹으로 이어진 80년

SPC의 시작은 1945년 상미당이다. 광복 직후 제빵업을 시작한 창업주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은 1948년 서울로 터전을 옮겼고, 1959년 삼립산업제과를 설립하며 기업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삼립은 국민적인 제빵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1964년 출시한 크림빵은 큰 인기를 끌었고, 1971년 선보인 삼립호빵은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1976년 출시된 보름달 역시 장수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삼립은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을 겪으며 1997년 부도를 맞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회사를 다시 일으킨 인물은 둘째 아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었다. 허 회장은 1986년 파리크라상을 설립하고, 1988년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2002년 삼립식품을 다시 인수해 사업을 재정비했고, 파리바게뜨와 삼립,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며 2004년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상미당홀딩스로 다시 짠 성장 전략

SPC는 창업 80년을 맞아 지배구조에도 변화를 줬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은 투자·관리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물적분할했고, 투자·관리 부문은 '상미당홀딩스'로 출범했다. 회사 이름에 창업의 출발점인 상미당을 담은 것은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SPC는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확대와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80년 동안 성장해온 기업 구조를 미래형 체제로 다시 설계한 셈이다.

허진수·허희수, 3세 경영의 새로운 시험대

새로운 체제의 중심에는 허영인 회장의 두 아들이 있다.

장남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 글로벌BU장을 맡아 파리바게뜨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의 변화와 혁신 추진을 이끄는 역할도 맡으며 글로벌 성장과 조직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차남 허희수 사장은 비알코리아 최고비전책임자(CVO)로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고 있다.

허 사장은 과거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의 국내 도입을 주도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 사업 확대도 추진하며 외식 분야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30년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 목표

SPC가 바라보는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식품기업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장 1만2000개, 글로벌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를 목표로 제시했다.

핵심 전략은 해외 생산과 유통 기반 확대다. SPC는 미국 텍사스에 제빵공장을 건립해 북미 시장 공급망을 강화하고, 북미 지역 파리바게뜨 매장을 2030년까지 1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신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한 제빵 프랜차이즈 모델을 해외 시장에 적용해 K-베이커리의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작은 빵집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SPC는 그동안 산업재해와 노동 문제, 가맹점 상생 등과 관련해 사회적 책임 강화를 강하게 요구받아왔다.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매출 확대뿐 아니라 기업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3세 경영 체제에서 이러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SPC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한편 SPC의 80년은 국내 제빵 산업의 변화와 함께해왔다. 동네 빵집에서 시작해 공장 생산, 프랜차이즈,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경험했다.

상미당에서 시작한 작은 빵집은 이제 상미당홀딩스라는 새로운 이름 아래 다음 80년을 준비하고 있다.

제빵이라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해 성장해온 SPC가 창업 정신과 글로벌 전략을 바탕으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사진=상미당홀딩스 로고
사진=상미당홀딩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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