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은 줄고 부업은 늘고…주 52시간제의 두 얼굴 
본업은 줄고 부업은 늘고…주 52시간제의 두 얼굴 
  • 김다솜
  • 승인 2026.07.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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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임금근로자 분석…평균적인 근로시간 단축 효과 뚜렷하지 않아
본업 근로자는 감소 체감…부업 병행자는 오히려 증갑 응답 우세
의료 접근성과 운동, 삶의 만족도는 개선…근로조건별 보완책 필요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모든 근로자의 실제 노동시간을 줄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임금근로자의 주 52시간 근무제 경험 분석과 정책 발전방향’ 보고서에서 서울시 임금근로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제도 시행 이후 변화를 살폈다. 분석 범위에는 근로시간과 소득뿐 아니라 여가, 의료 이용, 식생활, 운동, 삶의 만족도 등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서울시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이 뚜렷하게 감소했다고 볼 수 있는 일관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근로자에게서는 제도 취지에 맞는 변화가 나타났지만 일자리 개수와 사업체 규모, 임금 구조 등에 따라 경험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줄어든 본업 시간, 부업으로 옮겨갔나 

차이는 부업 여부에서 두드러졌다. 설문 응답자의 약 87%를 차지한 본업만 있는 근로자 중 근로시간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약 29%였다. 전체 응답 기준으로 근로 시간이 줄었다는 응답은 22%로, 늘었다는 응답(7%)보다 높았다. 

반면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근로자 가운데 근로시간이 변했다고 답한 비율은 약 26%였다. 이들은 전체 일자리의 근로시간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15%로, 감소했다는 응답(9%)을 웃돌았다. 

일부 근로자는 연장근로수당에 의존하는 임금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본업의 근로시간이 줄면서 소득까지 감소할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해 부업을 늘리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은 줄어도 근로자의 총노동시간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사업장별 대응 여건도 제도 효과를 가르는 변수로 제시됐다. 인력과 노무관리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은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기존 인력의 업무 강도를 높이거나 휴가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은 계도기간을 거쳐 2025년부터 제도가 본격 적용된 만큼 현장 이행을 위한 지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근로시간 감소가 뚜렷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건강과 일상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근로자 비율은 제도 적용 전 32.0%에서 적용 후 22.3%로 낮아졌다. 

치료받지 못한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를 꼽은 비중도 줄어 근로자가 병원을 이용할 시간적 여유는 다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미충족 의료의 원인으로 경제적 이유를 꼽은 응답은 증가했다. 근로시간 조정으로 병원에 갈 시간은 확보했지만 소득이나 의료비 부담까지 함께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운동 등 건강관리 활동도 늘었다. 제도 적용 후 중강도 운동의 주당 빈도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31.5%로, 감소했다는 응답(9.5%)보다 높았다. 중강도 운동 시간 역시 증가했다는 응답이 25.5%로 조사돼 근로자 4명 중 1명 이상이 걷기와 자전거, 가벼운 조깅 등에 쓰는 시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에도 변화가 있었다. 자신의 현재 삶을 0점에서 10점으로 평가하는 ‘삶의 사다리’ 평균 점수는 제도 적용 전 5.81점에서 적용 후 7.12점으로 상승했다. 9~10점을 선택한 ‘매우 만족’ 응답은 5.0%에서 18.3%로 늘었다. 

평균 근로시간 자체가 크게 줄지 않았떠라도 일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휴식과 운동, 자기계발에 시간을 배분할 여지가 생긴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구원은 법정 근로시간 상한만 설정해서는 장시간 노동 감축과 삶의 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봤다. 소규모 사업장에는 근로시간 관리와 인력 운영을 위한 노무 지원을 제공하고 근로시간 감소가 소득 하락이나 부업 증가로 이어지는 취약 근로자를 위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 줄어든 근로시간이 실제 휴식과 운동, 건강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동정책과 보건 정책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조건이 취약한 업종과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면과 피로, 정신건강, 근골격계·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지속해서 점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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