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게 표준③ 고용 불안에 부업 늘리는 1인가구
혼자 사는 게 표준③ 고용 불안에 부업 늘리는 1인가구
  • 김영호
  • 승인 2026.07.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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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는 지금 다니는 직장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일하는 방식 자체를 스스로 늘려가고 있다. 안정을 붙잡는 동시에 대안을 넓히는 이 이중 전략의 배경에는 '평생직장은 없다'는 공통된 인식이 자리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 만족도는 40.6%로 불만족(20.0%)의 두 배에 달했다. 하지만 직업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이미지는 불안감(17.6%)과 스트레스(17.6%)였고, 안정감(14.3%)은 그 다음이었다.

특히 40대는 불안감(21.5%)과 스트레스(21.3%)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고 안정감(9.7%)은 가장 낮아, 일과의 관계가 가장 고단한 세대로 나타났다.

직업을 유지하는 이유도 적극적 만족과는 거리가 있었다.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25.1%)가 1위였고, '소득의 안정성이 필요해서'(24.0%), '연령·경력상 이직이 쉽지 않아서'(17.7%)가 뒤를 이었다. '현재 직장에 만족해서'라는 응답은 15.2%에 그쳐, 직업 만족도(40.6%)보다 훨씬 낮았다. 이른바 '잡허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만족해서라기보다 대안이 없어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다.

"평생직장은 없다" 75%, 그래도 절반은 지금 일을 이어갈 것

평생직장 개념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 응답은 25.0%에 그쳤고 75.1%는 '없다'고 답했다. 없다고 답한 이유로는 '고용 불안감이 늘 존재하기 때문'(61.0%)이 가장 많았지만, '고령화로 진로나 업무 선택을 언제든 바꿀 수 있어서'(41.9%)나 '자아실현 목적의 직장 선택이 늘어서'(22.9%) 같은 능동적 이유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현재 직업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48.6%로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19.8%)을 크게 앞서, 회사를 떠나지는 않되 마음의 거리는 두는 태도가 읽힌다.

자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

부업 참여율 4년 새 42%에서 60%로

근로소득 외 수입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72.4%가 동의해 전 세대 공통의 흐름을 보였다. 실제 부수입 활동(N잡) 참여율은 2022년 42.0%에서 2024년 54.8%, 2026년 59.6%로 4년 새 17.6%포인트 뛰었다. 20대(69.1%)가 가장 활발했고 50대(47.8%)가 가장 낮았다.

다만 참여율이 가장 높은 활동이 소득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많이 하는 N잡은 앱테크(75.1%)였지만 소득 기여도는 4.5%로 가장 낮았고, 편의점·요식업 아르바이트(19.0%)나 배달 라이더(15.1%)처럼 시간과 노동을 들이는 활동의 소득 기여도가 오히려 높았다. N잡 수입은 전체 소득의 11.1%에 그쳐, 아직은 주수입을 보완하는 수준이었다.

N잡 참여는 대체로 자발적(79.5%)이었고, 시작 이유도 '여유·비상자금 마련'(40.4%)이 가장 많아 절박한 생계형이라기보다 여유를 위한 선택에 가까웠다. '1년 이상' 지속하겠다는 응답도 2022년 71.1%에서 2026년 87.4%로 꾸준히 늘어, 일시적 시도가 아니라 장기적인 활동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N잡 개수가 많을수록 더 적극적인 사람들

흥미로운 지점은 N잡을 여러 개 하는 사람일수록 소득이나 자산 규모가 특별히 크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대출 보유율이 높고(0개 50.7%, 2개 이상 65.2%) 대출 잔액은 오히려 작아, 빚에 쫓기기보다 자산 형성을 위해 대출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혼 의향(0개 37.7%, 2개 이상 51.4%), AI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0개 18.1%, 2개 이상 35.5%), 노후 준비 적극성(0개 22.6%, 2개 이상 30.0%), 공격적 투자 성향(0개 23.9%, 2개 이상 35.8%)까지 모든 지표에서 N잡 개수가 많을수록 더 능동적이었다.

1인가구의 일에 대한 태도는 한 문장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지금의 자리는 최대한 지키되, 그 바깥에서는 스스로 여러 개의 안전망과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 '혼자'라는 조건이 이들을 더 신중하게, 동시에 더 부지런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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