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촉·소리에서 오는 즉각적 재미에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완구 넘어 식품으로 확산…소음·위생·환경 문제는 과제
손으로 누르고 주무르고 깨뜨리며 감각을 즐기는 ‘촉감 소비’가 1020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촉감 소비 트렌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키캡과 말랑이, 슬라임 등 촉감형 아이템을 직접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1.9%는 촉감 소비 아이템을 직접 구매·제작하거나 매장 및 지인을 통해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경험률은 64.6%로 남성 39.2%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10대 69.0%, 20대 65.0%로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이용 경험이 있는 아이템으로는 키캡이 80.0%로 가장 많았고 말랑이 72.6%, 슬라임 66.1%가 뒤를 이었다. 촉감 소비 트렌드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슬라임 82.8%, 키캡 78.2%, 말랑이 76.1%, 왁뿌볼 63.4% 순으로 인지도가 높았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왁뿌볼은 말랑한 완구 표면에 얇은 왁스층을 입힌 제품으로, 손으로 누르면 겉면이 깨지며 촉감과 소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말랑한 물건을 만지는 데서 나아가 누르고 깨고 소리를 듣는 과정 자체가 놀이가 된 셈이다.
촉감 소비의 핵심은 제품의 외형보다 실제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있었다. 구매·제작 경험자의 구매 결정 요인을 살펴보면 ‘만졌을 때 감촉’이 71.7%로 가장 높았고 가격 50.7%, 안전성 43.4%, 만질 때 발생하는 소리 36.1%, 디자인 30.7% 순이었다.
구매 이유에서도 비슷한 특징이 나타났다. ‘촉감이나 소리에서 오는 쾌감 때문에’라는 응답이 54.6%로 가장 많았고,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45.4%, 스트레스 해소와 긴장 완화를 위해서라는 응답은 43.4%였다. SNS에서 유행해 궁금해서 구매했다는 응답도 42.0%였다.
“심심할 때 조물조물”…손끝에서 찾는 짧은 기분전환
사용 상황은 일상 속 짧은 공백에 집중됐다. ‘심심하거나 무료할 때’ 이용한다는 응답이 71.7%로 가장 많았고, 휴식을 취하거나 TV·OTT를 볼 때 43.9%,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32.2%, 수업이나 업무 중 틈틈이 사용한다는 응답이 27.8%였다.
이용자들이 느끼는 감정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중독성 있다’는 응답이 56.8%로 가장 많았고 ‘재미있고 즐겁다’ 41.2%, ‘신기하고 흥미롭다’ 38.0%,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된다’ 33.1% 순이었다. 특히 20대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된다’는 응답이 42.3%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촉각 자극을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활용하는 비율 자체는 10.2%로 높지 않았지만, 실제 경험자의 93.6%는 불안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말랑이나 키캡 등 시중 촉감완구가 심리적 안정에 직접적인 효과를 준다고 단정하기에는 관련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촉감 소비는 완구를 넘어 식품과 유통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CU의 ‘깨먹는 연세 하트 생크림빵’처럼 겉면을 직접 깨뜨려 먹거나 빙그레 ‘짜먹는 더위사냥’처럼 제품을 손으로 주무르고 짜 먹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롯데웰푸드 역시 아이스크림에 젤리를 넣어 서로 다른 식감을 동시에 느끼도록 한 제품을 내놓는 등 ‘먹는 과정의 촉감’을 제품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촉감 소비가 장기적인 트렌드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소비자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향후 촉감 소비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45.5%였지만, 지금보다 인기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은 13.1%에 그쳤다.
응답자의 47.2%는 직접 만지고 경험하면서 얻는 힐링과 쾌감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47.5%는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유행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71.4%는 촉감 소비 아이템 이용 시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에티켓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위생·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69.1%, 플라스틱 쓰레기 등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66.9%로 높았다.
실제 촉감 아이템으로 인한 소음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28.3%였다. 소음 경험 장소는 카페·도서관 등 조용한 공공장소가 39.9%, 대중교통 39.2%, 수업·강의 중 29.0%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