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의 해외 인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라면업계가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라면을 직접 골라 조리해 먹거나 캐릭터와 사진을 찍고 굿즈를 구매하는 등 제품과 공간, 콘텐츠를 결합한 체험형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라면 수출액은 15억2140만달러로 전년보다 21.9%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라면이 단일 품목으로 15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중국과 미국 등 기존 주요 시장뿐 아니라 중앙아시아(CIS), 중동(GCC) 등에서도 수출이 증가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농심은 라면과 캐릭터를 활용한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양식품은 불닭 캐릭터 ‘페포’를 활용한 ‘페포 라운지’를 선보였다.
라면 고르고 토핑 얹고…직접 체험하는 ‘너구리의 라면가게’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2층 글로벌 특화존에 들어서자 너구리 캐릭터를 중심으로 꾸며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농심의 ‘너구리의 라면가게’ 동대문점이다.
매장 안에는 농심의 다양한 라면 제품과 토핑이 진열돼 있었다. 방문객은 원하는 라면을 고른 뒤 토핑을 추가하고 즉석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라면을 조리할 수 있다. 5000원에 라면을 즐길 수 있으며 토핑을 자유롭게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용 방법은 한국어와 외국어로 안내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취식 공간도 일반적인 라면 판매점과는 달랐다. 컵라면을 형상화한 취식대가 마련돼 있었고, 매장 곳곳에는 너구리 캐릭터를 활용한 조형물과 K-라면 테마 포토존이 자리하고 있었다.
취식 공간 옆에는 너구리 인형 등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한국 방문 기념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농심 스낵 ‘빵부장’ 전용 매대도 함께 갖춰져 있어 라면을 먹은 뒤 관련 상품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농심은 동대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이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한 데 맞춰 이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너구리의 라면가게’는 내국인은 물론 K-라면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공간으로 소개되고 있다.
불닭 제품부터 캐릭터까지…명동 ‘페포 라운지’
삼양식품은 명동에서 불닭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삼양식품 명동사옥 1층에 조성된 ‘페포 라운지’다.
명동사옥 정문은 붉은색의 페포 캐릭터로 꾸며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1층 라운지에 들어서면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불닭소스, 프리미엄 국물라면 ‘삼양1963’, 매운맛 브랜드 ‘맵탱’ 등 주요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한쪽에는 페포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도 마련돼 있었다. 라운지 곳곳의 휴식 공간 역시 페포 캐릭터를 활용해 꾸며져 있어 브랜드 콘셉트를 공간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라운지 안쪽에는 카페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불닭소스를 활용한 이색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으며, 아이스크림 위에 불닭소스가 뿌려져 제공되는 방식이다. 라면이나 소스에 주로 활용되던 불닭소스를 디저트와 결합한 메뉴로, 불닭의 매운맛을 색다른 형태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브랜드 체험형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번(House of Burn)’을 선보인 데 이어 7월31일 명동사옥 1층에 ‘페포 라운지’를 조성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였던 브랜드 경험을 상설 공간으로 확장했다.
외국인 관광객 겨냥…‘먹는 라면’ 넘어 ‘경험하는 라면’
농심과 삼양식품이 이런 공간을 마련한 배경에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K-라면을 직접 경험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 동대문과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으로, 국내에서만 가능한 체험을 제공하기에 적합한 입지다.
해외에서도 K-라면을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제품을 직접 고르고 조리하거나 브랜드 캐릭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관련 상품을 둘러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라면을 경험할 수 있다.
두 공간의 방식은 다르다. 농심은 라면과 토핑을 직접 조리하는 과정 자체를 체험으로 구성했고, 삼양식품은 조리 대신 제품 전시와 카페, 포토존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했다. 두 공간 모두 라면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토존과 캐릭터, 카페 등 다양한 요소를 더해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라면 넘어 캐릭터·공간으로…넓어지는 브랜드 전략
라면업계의 체험형 공간은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를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캐릭터와 굿즈를 활용하면 라면을 먹은 뒤에도 관련 상품을 둘러보거나 구매할 수 있고, 관광객에게는 한국 방문 기념품을 고르는 경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농심은 ‘너구리’라는 장수 캐릭터를 앞세워 라면을 직접 조리해 먹는 체험과 캐릭터 상품을 함께 선보였고, 삼양식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불닭과 페포 캐릭터를 공간 곳곳에 활용했다. 제품 자체뿐 아니라 캐릭터와 공간을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기회를 넓힌 것이다.
K-라면의 경쟁은 해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방식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캐릭터와 공간, 굿즈 등을 활용해 제품 밖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