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견·반려묘 늘며 기능성·맞춤형 펫푸드 수요 확대
식품업계, 프리미엄 제품 앞세워 국내외 시장 공략
국내 반려가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반려동물 시장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새로 반려동물을 들이는 가구가 크게 늘지 않아도 한 마리에게 쓰는 비용과 소비 품목이 증가하면서 성장 축이 ‘반려동물 수’에서 ‘마리당 소비’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가구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 시장 규모가 2022년 8조원대에서 연평균 약 10% 성장해 2032년 2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 확산이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조사에서 반려인의 87.2%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이라고 답했다.
소비 영역도 사료와 간식, 기본 용품을 넘어 기능성 식품과 영양제, 처방식, 의료·위생·케어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제품을 고를 때도 가격과 브랜드뿐 아니라 원료와 영양 성분, 건강 기능을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펫푸드 시장이 연령과 질환, 생활 특성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다.
고령견·고양이 늘자 ‘맞춤형 먹거리’ 경쟁
반려동물 고령화는 기능성 제품 수요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농식품부의 2024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9세 이상 반려견 비중은 26.8%로, 반려견 네 마리 중 한 마리 이상이 노령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체들도 연령과 건강 상태를 겨냥한 제품을 늘리고 있다. 풀무원의 펫푸드 브랜드 ‘풀무원아미오’는 7세 이상 반려견을 위한 소프트 현미간식을 출시했다. 잇몸이 약해진 노령견을 고려해 부드러운 제형을 적용하고 체중 관리와 활력, 심장 건강 등을 고려한 성분을 넣었다.
대상펫라이프의 ‘닥터뉴토’는 노령견이나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반려견을 위한 영양식과 관절·기관지 관리용 영양보조 제품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와는 고양이의 신장·결석 관리를 위한 처방습식을 선보였고 듀먼은 관절·눈·피모·체력 등 건강 고민별 자연화식 제품군을 확대했다.
반려묘 증가도 시장 세분화를 가속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말 국내 반려묘는 217만마리로 전년보다 9.2% 늘었고, 반려묘 양육 가구는 137만가구로 집계됐다.
고양이는 수분 섭취와 신장·요로 관리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관련 제품 비중도 높다. 고양이 보호자의 습식사료 이용률은 38.9%로 반려견 가구의 23.4%보다 15.5%포인트 높았다.
깨끗한나라의 반려동물 브랜드 포포몽은 최근 장·면역·요로 건강을 겨냥한 고양이용 기능성 간식을 출시했다. 동원F&B와 대상펫라이프도 반려묘용 습식사료와 영양 간식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의 제품 전략도 단순 사료 판매에서 반려동물의 생애주기 전반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일반 사료에서 기능성 제품, 노령기 영양식과 질환 관리 제품까지 소비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식품업계, 펫푸드서 새 성장동력 찾는다
식품기업들은 기존 제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펫푸드를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동원F&B는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통해 미국과 일본, 베트남, 홍콩 등 1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2027년 펫푸드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풀무원은 올해 대표이사 직속 미래사업부문 산하에 반려동물사업부를 두고 사업 확대에 나섰다. 대상그룹도 대상펫라이프를 통해 기능성 펫푸드와 반려동물 용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에서 쌓은 원재료 조달과 제조, 품질관리, 영양 설계 기술을 펫푸드에 활용할 수 있다. K-푸드 수출 과정에서 확보한 해외 유통망도 장점으로 꼽힌다.
해외 시장의 성장성도 크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세계 펫푸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1437억달러에서 2032년 2246억달러, 약 32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반려동물 시장도 내년 4042억위안, 약 8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펫푸드를 ‘K-푸드+’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국가별 검역 협상과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7년에 걸친 검역 협상 끝에 국산 육류 성분이 포함된 일부 열처리 동결건조 펫푸드의 캐나다 수출도 가능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