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율·조리비 부담에 엇갈린 대응…1인 메뉴·좌석이 경쟁력 될까
혼자 식당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지만 일부 외식업소에서는 여전히 '2인 이상 주문'을 요구하거나 1인 손님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혼밥이 일상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은 반면, 식당의 좌석과 메뉴 운영 방식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문제는 단순한 서비스 논란을 넘어 외식업계의 수익 구조와도 연결돼 있다. 1인 손님을 받으면 테이블당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업주의 판단과, 혼자서도 원하는 음식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수요가 충돌하는 것이다.
혼밥 예약 38% 증가…고급 외식까지 확장
외식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이 지난 9월 발표한 '2026 혼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7월 1인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1%, 1인 웨이팅 건수는 48.5% 증가했다.
지난 1월 '혼밥' 키워드 검색량도 전년 동월보다 139.1% 늘었다.
혼밥은 저렴한 한 끼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급 외식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같은 기간 캐치테이블 1인 예약의 67.7%는 객단가 5만원 이상 식당에서 발생했다. 객단가 20만원 초과 식당의 1인 예약도 전년 동기보다 38.7%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는 824만 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한다. 1인 가구와 혼밥 소비자가 동일한 집단은 아니지만, 혼자 생활하는 인구의 확대는 외식업계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인구구조 변화다.
'1인 손님은 손해'…기존 외식업의 계산법
외식업소가 1인 손님을 꺼리는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고깃집이나 전골 전문점처럼 테이블마다 조리 설비와 기본 상차림이 필요한 업종은 손님 수와 관계없이 일정한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식사시간이 집중되는 저녁이나 주말에는 4인용 테이블을 혼자 사용하는 손님이 매출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자영업자의 고민도 현실적이다. 다만 1인 손님을 일률적으로 거절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선택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손님이 적은 시간에는 1인 고객이 추가 매출을 만들 수 있고, 좌석 구성이나 메뉴를 바꾸면 같은 공간에서도 더 다양한 수요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캐치테이블에서 1인 예약이 발생한 매장 수는 올해 7월 기준 전년 동월보다 35.5% 증가했다.
혼밥 거부 논란에서 1인 시장 확보 경쟁으로
1인 손님에 대한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 전남 여수에서는 한 여행 유튜버가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다 불친절한 응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여수시는 공식 사과와 함께 1인 손님 응대 매뉴얼 마련, 친절 교육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후 여수시는 혼밥 친화 음식점 지정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46곳을 지정한 데 이어 올해는 지정 업소를 88곳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1인용 식탁과 식기를 지원하고, 지정 식당 이용 후 후기를 작성한 시민·관광객에게 최대 1만원의 체험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혼밥을 단순한 불편 민원이 아닌 지역 외식·관광 소비를 확대할 기회로 바라보기 시작한 셈이다.
외식업계의 과제도 명확해지고 있다. 1인 손님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논쟁보다 좌석 배치, 1인 메뉴 구성, 예약·주문 조건 안내 등을 통해 새로운 수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