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보다 31.2%p 높아…전세사기 피해 주택 중 오피스텔 21%
서울의 전용 33㎡(10평) 이하 소형 오피스텔에서 전세 보증금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서울 소형 오피스텔 239개 단지의 전세가율을 비교한 결과,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단지의 전세가율 중앙값이 93.0%로 나타났다. 절반가량의 단지에서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격의 93% 이상이라는 의미다.
또 비교 대상 4곳 중 1곳은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격과 같거나 더 높았다. 집값이 조금만 하락해도 세입자가 맡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같은 면적의 빌라와 아파트에서는 이 같은 수준의 전세가율이 나타나지 않았다. 주택 유형에 따라 전세 보증금과 매매가격 사이의 안전 여유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Solo Insight Lab)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2024년 10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서울에서 신고된 전용 33.06㎡ 이하 오피스텔 거래 중 동일 단지에서 매매와 전세가 각각 10건 이상 발생한 239곳을 추렸다. 이후 단지별 전세 보증금 중위값을 매매가격 중위값으로 나눠 전세가율을 산출했다.
구 단위 평균이 아닌 동일 단지 내 거래를 비교한 것은 서로 다른 입지와 건물의 가격 차이가 분석에 섞이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다.
소형 오피스텔 10곳 중 7곳, 전세가율 90% 이상
분석 결과 전세가율이 90% 이상인 단지는 166곳으로 전체의 69.5%를 차지했다. 전세 보증금 중위값이 매매가격 중위값과 같거나 더 높은 단지도 61곳(25.5%)에 달했다. 이 가운데 47곳은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격을 웃돌았다.
전세가와 매매가가 같거나 역전된 단지는 송파구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 7곳, 영등포구 6곳이 뒤를 이었으며 강서구와 마포구에서도 각각 5곳이 확인됐다.
전세가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단지 내 전세 보증금 중위값이 매매가격 중위값보다 높다는 의미다.
물론 중위값끼리의 비교이므로 모든 개별 계약에서 보증금이 집값을 초과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매매가격이 하락하거나 경매 등으로 처분 가격이 낮아질 경우 보증금 회수에 필요한 여유가 부족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같은 10평이라도 오피스텔 전세가율이 가장 높아
주택 유형별 격차도 뚜렷했다. 같은 방식으로 비교한 전용 33.06㎡ 이하 연립·다세대주택 57개 단지의 전세가율 중앙값은 61.8%였다.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격과 같거나 높은 단지는 한 곳도 없었다.
10평 이하 아파트 69개 단지의 전세가율 중앙값은 80.3%로 집계됐다. 오피스텔과 비교하면 12.7%포인트 낮고, 빌라와는 31.2%포인트 차이가 난다.
동일한 소형 면적대에서도 오피스텔의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전세 보증금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작을수록 집값 하락이나 임대인의 채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도 줄어든다.
이는 소형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세입자가 월세와 전세의 비용 차이뿐 아니라 주택 유형별 가격 구조까지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세가율 90%, 보증보험 가입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준
높은 전세가율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문제와도 연결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을 합한 금액이 주택가격의 90% 이내인 경우를 보증 대상으로 삼는다. 정부는 2023년 2월 발표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에서 보증 대상 전세가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췄으며, 신규 보증은 2023년 5월부터, 갱신 보증은 2024년 1월부터 변경된 기준을 적용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이른바 '빌라왕'이 보증에 가입한 주택의 평균 전세가율이 98%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서 사용한 매매가격 중위값을 주택가격으로 가정하면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단지에서는 중위값 수준의 보증금만으로도 보증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 5곳 중 1곳은 오피스텔
실제 전세사기 피해 통계에서도 오피스텔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국토교통부가 9월 전세사기피해자 결정 현황에 따르면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2026년 9월 30일까지 전국에서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결정된 사례는 총 4만1559건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이 1만1781건(28.3%)으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이 8716건(21.0%)으로 뒤를 이었다. 피해자 중 40세 미만은 75.9%였으며, 지역별로는 서울이 1만2021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 보증금의 97.7%는 3억원 이하였다.
한편 소형 오피스텔의 전세를 선택할 때 단순히 주변 시세보다 보증금이 저렴한지만 살펴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매매가격과 선순위 채권,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