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총알배송, 식품만 가능?" 뷰티・패션 업계도 '배송 전쟁' 동참
[트렌드줌인] "총알배송, 식품만 가능?" 뷰티・패션 업계도 '배송 전쟁' 동참
  • 이지원
  • 승인 2020.04.1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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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유통업계의 핫 키워드는 단연 '온라인 쇼핑'이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예상 규모는 약 133조 원으로, 이는 2018년 111조 원 대비 약 20% 가량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식료품 배송 시장의 성장률을 살펴보면 온라인 쇼핑의 확산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0' 자료에 따르면 2040 여성 10명 중 8명이 온라인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증가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온라인 식료품 구매가 일상이 된 가운데 월평균 구매 빈도와 지출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 니즈가 커지면서 마켓컬리의 인지도가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온라인 식료품 구매 시장에서는 쿠팡, 이마트몰, 마켓컬리가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먼저 마켓컬리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로 온라인 식료품 몰 중 전년대비 인지도 증가 1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온라인 식료품 구매 쇼핑몰에도 마켓컬리가 22.0%로 가장 높았다. 

뷰티와 패션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총알배송 서비스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에서 캡처)

마켓컬리가 짧은 시간 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최초로 내세웠던 새벽배송의 매력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5년,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던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샛별배송은 전날 오후 11시까지 주문 시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현관문 앞으로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로 인해 마켓컬리는 3년 만에 50배 성장, 회원 수 300만 명 돌파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은 기다리는 것을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배송이 느린 업체보다는 빠른 업체를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택배를 오매불망 기다리게 하는 업체보다는 지금 당장 필요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빠른 배송으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는 브랜드를 찾게 된다. 

특히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가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며 이러한 니즈는 더욱 커졌다. 이에 뷰티와 패션 업계도 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  타 업계보다 더 빨리 소비자들에게 찾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재정비하기에 나선 것이다.

(사진=GS리테일)
뷰티업계는 배달 전문 업체와 협력하며 소비자가 주문한 날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사진=GS리테일)

뷰티 업계는 기존 며칠씩 걸렸던 업체 배송과 달리 배달 전문 업체와 협력해 소비자가 주문한 날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언택트 소비 증가와 더불어 같은 화장품을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특징을 공략했다는 평가다.

특히 뷰티 업계의 총알배송 서비스가 보편화된 것에는 올리브영의 공이 컸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에서 구매한 상품을 주소지 인근 매장에서 포장 및 배송해 주문 접수 시간으로부터 3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선보였다. 그 결과, 2020년 1분기 오늘드림의 주문건수와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5%, 183% 증가했다. 

빠르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에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급증했으며, 지난 2월부터는 약 1년여 간의 서비스 운영 노하우 및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배송 옵션을 세 가지로 확대했다. 오늘드림에 이어 새롭게 도입된 배송 옵션은 ▲오후 1시 이전 주문 건에 한해 같은 날 오후 3~4시 사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쓰리포(3!4!) 배송' ▲오후 8시 이전 주문 건에 한해 같은 날 오후 10시에서 자정 사이에 배송하는 '미드나잇 배송'이다. 

올리브영의 독주에 경쟁 H&B 업체인 랄라블라 역시 총알배송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기에 나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스토어 랄라블라는 지난 3월 13일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 시범 테스트를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가 제휴된 랄라블라 점포는 ▲신촌 ▲홍대 ▲잠실 ▲신림 ▲구로디지털 등 서울시 주요 상권 내 5개 점포다. 주문 가능 상품은 화장품, 미용 소품, 건강 기능 식품 등 100여 종이며,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문할 수 있다. 랄라블라는 4월부터 배송 가능 상품을 200여 종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시범 운영을 통해 전국 점포로 서비스 확대를 검토 중이다.

그런가 하면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 역시 총알배송 서비스를 실시했다. 미샤는 심부름・배달 업체인 '김집사'와 손잡고 4월 1일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서비스 제공 매장은 ▲송파 ▲수지 ▲분당 ▲용인 ▲수원 지역 5개 미샤 매장과 1개 눙크 매장이다. 해당 매장 인근 1.5km내 거주하는 고객은 김집사 앱으로 화장품을 주문하고 주문 당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명품 브랜드에서도 총알배송 서비스를 도입헀다. 프랑스의 메이크업 브랜드 로라 메르시에(Laura Mercie)는 매장 방문 없이 전화 주문으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당일 배송 '홈 딜리버리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4월 2일 밝혔다. 구매를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자주 이용하는 백화점 매장에 전화로 주문한 후 안내 받은 계좌로 해당 금액을 결제하면 배송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번 배송 서비스는 로라 메르시에 브랜드 회원으로 등록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며,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4시 사이에 주문하면 당일에 제품이 발송된다.

(사진=쿠팡)
패션 업계에서도 총알배송 시스템을 하나둘 도입하고 있다. (사진=쿠팡)

그런가 하면 그동안 패션 업계의 경우 사이즈와 색상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 대비 재소관리가 까다로워 2~3일 내외의 배송기간이 소요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TBJ와 버커루 등을 운영 중인 한세엠케이와 쿠팡 등이 이달아 총알배송을 선보이며 패션 업계에서도 빠른 배송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세엠케이는 지난 3월 자사 계열사인 패션전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와 제휴를 맺고 당일 주문한 옷을 그날 바로 배송해 주는 의류 총알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브랜드가 캐주얼 의류부터 스트릿룩, 오피스룩, 골프웨어, 아동복 등 7개에 달한다. 

총알배송 대상 지역은 우선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된다. 아이스타일24 사이트에서 밤 12시부터 오전 10시 이전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당일 받아볼 수 있다. 수도권 외 지역 및 오전 10시 이후 주문 건은 다음날 배송된다. 고객이 일일 배송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일반 배송도 선택 가능하다.

뒤이어 쿠팡은 4월 1일 패션 전문 플랫폼 'C.에비뉴'를 오픈했다.

C.에비뉴는 강화된 검색 기능으로 브랜드와 상품 카테고리별로 고객이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둘러 볼 수 있다. 이용자 특성에 따른 상품 추천 연관도를 높여 맞춤 쇼핑이 가능하며, C.에비뉴 배지 여부에 따른 품질인증도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 상품에 무료배송, 무료반품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 의류 구매의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로켓와우 회원은 주문 다음 날 오전 7시 전까지 받아볼 수 있어, 바로 내일 입을 옷을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패션에 대한 브랜드별, 시즌별 정보와 스타일링 팁, 스타일별 상품, 베스트셀러 등 고객들이 보다 쉽게 패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헀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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