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핫한 건 다 있네" '힙'한 신개념 편의점, '나이스웨더(NICE WEATHER)'
[솔직체험기] "핫한 건 다 있네" '힙'한 신개념 편의점, '나이스웨더(NICE WEATHER)'
  • 이지원
  • 승인 2020.04.2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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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소품샵?
편의점? 소품샵?

요즘 '핫'한 것은 다 있다는 강남의 '가로수길', 이곳에 최근 들어 색다른 가게가 하나 생겼다. 흰색과 푸른색으로 통일감을 준 가게의 외관은 언뜻 봤을 때 요즘 잘 나가는 패션 브랜드의 오프라인 스토어나, 혹은 소품샵을 연상시킬 정도로 세련됐다. 

하지만 가게 안을 슬쩍 들여다 보면 옷가게나 소품샵이라기에는 낯익은 물건들이 눈에 띈다. 시리얼과 과자, 음료수부터 치약과 잡지까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물건이 주를 이룬다. 그 옆에는 LP부터 옷, 가구 등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마련돼 있어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 만든다.

한 발자국 더 들이면 매장 안에는 '편의점'이라는 익숙한 글자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편의점과는 조금 다르다. 취급하는 제품부터 매장의 모습까지, 기존의 편의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하다. 

가로수길에 자리한 이 매장의 정체는 무엇일까. 핫한 가로수길에 생긴 신개념 편의점, '나이스웨더(NICE WEATHER)'를 소개한다. 

힙한 편의점, 나이스웨더

신사역 8번 출구로 나와 가로수길로 들어간 후 사람 많은 골목길로 향하자 낯선 가게가 보였다.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 '빵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아우어베이커리(OUR BAKERY)'와 나란히 선 건물은 힙한 모양새에 자연스레 눈길을 끌었다. 

"나이스웨더는 가로수길에 오픈하는 신개념 편의점입니다.
의류, 식품, 생활용품에서부터 화장품, 가구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제공하며
문화적 요소가 가득한 브랜드로 차 있는 편의점이 될 것입니다"

매장 앞에 있는 설명까지 읽어 보니 들어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발을 들인 매장은 여전히 편의점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가장 먼저 고객을 반기는 것은 옷이 걸린 행거였다. 옷과 함께 모자와 장갑 등 패션 용품들이 가득했다. 

익숙한 편의점이 아닌 만큼 당황스러웠지만 어떤 물건들이 더 있을지 궁금해져 자연스럽게 발길이 움직였다. 행거 옆으로는 각종 가구와 기저귀, 주방용품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멋들어지게 놓여져 있는 제품들에 구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대편 매대를 살펴보자 치약과 시리얼, 화장품, 잡지 등이 가득했다. 시리얼 역시 '호랑이 기운이 솟는' 제품이 아닌,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수입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치약과 화장품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쯤 들어봤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쉽게 살 수 없었던 제품들이 편의점 제품이라는 공통점 아래에 진열 및 판매되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간단한 간편식과 과자, 소스류, 술이 차 있는 진열장이 있었다. 물론 술도 심상치 않았다. 최근 편의점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와인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비쌀 것 같다는 의심과는 달리 한 번쯤 사 먹을 법한 가격들로 책정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4만 원 대부터 7만 원 선의 와인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수제맥주부터 버터맥주까지 판매하고 있는 나이스웨더

물론 편의점 술의 진수인 맥주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맥주는 차갑게 먹어야 한다'는 진리 아래 냉장고 안에 알차게 들어차 있었지만 이 역시 맥주 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는 캔맥주가 아닌, 이름을 날리고 있는 브루어리에서 제작된 캔 맥주가 진열돼 있었다. 일명 '수제맥주 맛집'이라고도 불리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등에서 제작한 수제맥주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나이스웨더와 잘 어울리는 파란색 캔, 'Nice Beer'는 맥파이와 나이스웨더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인 만큼 희소성까지 챙겼다. 이밖에도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든 독일의 브루어리 '아잉거' 맥주도 만나볼 수 있으며, 영화 '해리포터'를 봤다면 한 번쯤 마셔보고 싶었을 '논 알콜 버터비어'도 구매 가능하다.

맥주 냉장고를 지나치자 음료와 커피, 물이 담긴 냉장고가 나왔으며 그 옆으로는 LP와 요즘 핫한 필름카메라도 구매할 수 있었다. 또한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각종 '아우어 인절미'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치즈케이크부터 카스테라, 민트초코, 흑당 인절미 등 그 맛도 다양했다. 

매장을 살피다 보니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아우어 로스팅에서 출시된 커피, 아우어 인절미, 매장 옆의 아우어 베이커리까지. 아우어 관련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CNP 컴퍼니의 브랜드 (사진=CNP 컴퍼니 홈페이지에서 캡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CNP 컴퍼니의 브랜드 (사진=CNP 컴퍼니 홈페이지에서 캡처)

도산분식, 아우어커피, 엘에이포(LA PHO) 등 강남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매장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런칭하는 제품, 매장마다 유명세를 끌고 있는 'CNP 푸드'의 브랜드라는 점이다. 

이때 나이스웨더는 CNP 푸드를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콘셉트 아이디어와 기획 모두 CNP에서 진행했다. 실제로 매장 역시 아우어베이커리와 도산분식 옆, CNP의 '형훈라멘'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도 잘 나갔던 이 회사가 색다른 편의점을 선보인 것에도 이유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편의점은 '빨리빨리'의 대명사가 됐다.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과 라면 등을 빠르게 먹고 나가거나, 필요한 것만 찾아 구매하기 일쑤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편의점에 더이상 구경할 것이 없다'거나 '예전만큼 구경할 물건이 없다'는 전제가 깔린다. 마땅히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급하게 방문하게 되는 편의점에는 꼭 필요한 소비재들로 채워지게 됐다. 

이에 CNP는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또한 CNP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나이스웨더를 차리게 됐다. 기자 역시 다시 한 번 나이스웨더에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도산분식과 아우어 인절미에 대한 관심이 차올랐다. 

매진 행렬을 이루고 있는 올드페리도넛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매장 카운터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빵 가판대였다. 이 역시 일반적인 양산빵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태원에서 핫하다는 '올드페리도넛'이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블로그 후기들을 찾아보면 '도넛 먹으러 왔다'는 후기들도 넘쳐났다. 무엇보다 먹음직스럽게 진열돼 있는 도넛을 보니 관심이 없던 기자 역시 구매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결국 도넛을 3개나 구입했다.
결국 도넛을 3개나 구입했다.

취향 존중의 시대, 나이스웨더가 딱

팬시 업체 '아트박스'나 소품샵 등을 발견할 경우 꼭 한 번씩 들어가는 이들이라면 나이스웨더가 위험할 수 있겠다. 기자의 경우 귀엽거나 신기한 물건에 마음이 약한 편인 만큼 몇 번이고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타이밍이 있었다. 언젠가 구매를 고려했던 치약, SNS에서 봤던 음료수, 최근 취미를 붙이고 있는 LP 등 고민만 했던 제품들이 명확한 가격을 달고 눈 앞에 있으니 지출에도 망설임이 없어졌다. 

나이스웨더는 기본적인 제품들과 함께 직접 고민한 희소성있는 제품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여느 편의점에나 있는 기본 상품은 물론, 국내외 유니크한 브랜드를 함께 선보여 구경하는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요소는 장점과 단점 모두 될 수 있겠다. 혹자는 '가격만 비싸다'거나 '특색없는 매장'이라고 비평하기도 한다.

최대 장점으로 꼽았던 베이커리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빵이 나오는 시간, 빵 냄새가 옷 등에 배인다면 어떻게 할지 의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비자들의 코와 눈이 먼저 즐거워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영업 마감 1시간 전 방문한 나이스웨더에의 도넛은 거의 매진이었으며, 매장을 빠져나올 때 봤던 손님들은 흥미로운 눈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가로수길에서 약속이 잡혔을 경우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신선함에 이끌려 방문했던 곳에서 생각지도 못 한 것을 구매하고 나올지도 모르며, 기자 역시 결국 구매하기에 이르러 나이스웨더의 푸른 봉지를 들고 나오게 됐다. 이는 곧 나이스웨더의 목표와 부합한 결과가 아닐까.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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