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간편식 너머 '레스토랑 간편식'의 시대...'RMR'로 셰프의 손맛을 집에서 '뚝딱'
[솔로이코노미] 간편식 너머 '레스토랑 간편식'의 시대...'RMR'로 셰프의 손맛을 집에서 '뚝딱'
  • 이지원
  • 승인 2020.06.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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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챙겨주는 이 없이 혼자 살아가는 1인가구와 바쁜 라이프 스타일로 인해 잘 차린 한 끼 식사보다는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간편식의 매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 7421억 원으로, 1조 6823억 원을 기록했던 2015년과 비교했을 때 63%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2019년에는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 약 3조 2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2022년에는 무려 5조 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간편식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며 외식 레스토랑의 음식을 집에서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Restaurant Meal Replacement·RMR)'이 관심받고 있는 추세다. 

(사진=CJ푸드빌)
CJ푸드빌은 빕스에 이어 계절밥상의 제품도 RMR로 선보이고 있다. (사진=CJ푸드빌)

CJ푸드빌의 RMR 시장 돌파는 2017년부터 시작했다. 빕스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던 폭립 제품을 포장해달라는 고객 요청에 의해 시작한 것을 계기로, 계절밥상 등 자사 외식 브랜드의 메뉴를 가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구현한 RMR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채널을 개설하고 빕스와 계절밥상의 메뉴를 제품화해 간편식 채널 확대에 나선다. CJ푸드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빕스 '바비큐 폭립', '시그니처 스프' ▲계절밥상 '숙성 담은 불고기', '닭갈비', '죽순 섭산적 구이' 등 모두 기존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해 낸 메뉴들이다. 

저렴하고 간편하다는 간편식 특유의 장점을 살려 가격 역시 오프라인 매장보다 15~20% 저렴하게 책정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CJ푸드빌은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 CJ더마켓, 더반찬 등에서도 RMR을 판매하고 있으며, 빕스와 계절밥상은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을 이용해 RMR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셰프스 테이블
셰프스 테이블이 선보인 정창욱 셰프의 금산제면소 '탄탄멘' 제품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에서 캡처)

신세계푸드 역시 RMR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한식 뷔페인 '올반'은 유명 프랜차이즈 '구슬함박'과 손잡고 '구슬함박 스테이크' 2종을 출시하는 등 RMR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구슬함박 스테이크의 경우 종이 포장지를 제거하고 전자레인지에 약 4분 동안 데우기만 하면 레스토랑에서 먹던 반숙 노른자까지 그대로 즐길 수 있어 간편하다. 실제로 지난 5월 CJ오쇼핑에서 해당 제품을 선보인 결과, 방송 1회 만에 준비했던 초도물량 4000개가 매진되는 등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RMR을 전문으로 출시하는 브랜드로 생겨났다. 프리미엄 RMR 브랜드 셰프스 테이블은 정창욱 셰프의 금산제면소 '탄탄멘'과 박승재 셰프의 미로식당 '국물 소갈비찜' 등의 RMR 제품을 출시했다.

금산제면소는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레스토랑으로,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끼리 등에 출연한 정창욱 셰프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셰프스 테이블이 선보인 탄탄멘은 레스토랑의 단일 메뉴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이 국물이 없는 스타일의 RMR 제품이다.

미로식당은 블루리본 서베이 2 리본의 한식 주점으로, 홍대의 숨겨진 맛집이다. 셰프스 테이블을 통해 최고 인기 상품이 된 떡볶이를 출시한 바 있다. 두 번째로 출시한 국물 갈비찜은 조리 과정이 번거로운 갈비찜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장의 맛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들은 마켓컬리를 통해 셰프들의 손맛을 전파하고 있으며, 유명 레스토랑 메뉴를 발굴해 매장 퀄리티를 그대로 옮긴 RMR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편리미엄과 언택트 트렌드가 더해지며 RMR 시장의 확산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리미엄과 언택트 트렌드가 더해지며 RMR 시장의 확산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가 하면 RMR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생겨나는 추세다. 풀무원 계열의 로하스 프레쉬 마켓 올가홀푸드는 서울 롯데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위치한 올가 매장을 리뉴얼하고 전문점 수준의 RMR 메뉴를 제공하는 '올가의 키친(ORGA KITCHEN)' 코너도 새로 입점시켰다. 

건강을 좇는 현대인들의 트렌드에 맞춰 나트륨, 지방, 당류 등의 성분은 줄이고 통곡물 위주의 탄수화물, 저지방 단백질 등 건강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고려한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덮밥과 샐러드, 자주 먹는 반찬, 직제조 밀키트 등의 RMR 요리가 판매된다.

한편 외식업계가 RMR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자 외식업계는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경험했으며, 이에 간편함은 물론 레스토랑 메뉴의 맛까지 챙긴 RMR 제품으로 급변하는 소비트렌드에 부응한 전략 모색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 10곳 중 9곳(95.2%)은 올해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 평균 고객 수가 기존대비 65.8% 가량 줄었다고 답했다.

또한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편리미엄' 트렌드가 확산되며 RMR 트렌드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예상됐던 간편식의 고급화, 프리미엄 밀키트 등 편의성과 함께 소비자의 만족을 충족시켜 줄 RMR이 언택트 트렌드와 맞물려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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