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대중적인 명품이 주는 만족감...글로벌 매스티지 브랜드 '코치(COACH)'
[브랜드 이거 아니?] 대중적인 명품이 주는 만족감...글로벌 매스티지 브랜드 '코치(COACH)'
  • 이지원
  • 승인 2020.06.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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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티지(Masstige): 'Mass(대중)'와 'Prestige product(명품)'의 합성어
대중적인 명품, 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급품을 소비하는 경향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명품을 의미하는 '매스티지'는 21세기로 접어들며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단순히 '명품'이라는 이름을 가져 가격만 비싼 제품이 아닌, 명품 이미지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합리적인 중·고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가성비' 트렌드에 적절히 부합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매스티지 명품의 인기는 뜨겁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브랜드 중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만 하더라도 마이클 코어스와 토리버치, 코치 등 굵직한 기업들이 많다. 특히 '코치(COACH)'는 매스티지 브랜드 중에서도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히곤 한다. 2000년 10월 처음으로 기업공개(IPO)를 한 코치는 3년 만에 매출이 2배로 성장했으며, 연간매출 10억 달러를 넘는 대기업이 되기도 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튼튼한 내구성,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니고 있음에도 합리적인 가격대가 그들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코치가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글로벌 매스티지 브랜드, 코치를 소개한다. 

글로벌 매스티지 브랜드, '코치(COACH)' (사진=코치 공식 홈페이지)

코치는 1941년 뉴욕 맨해튼의 한 공방에서 시작됐다. 초기의 코치는 '게일 레더(Gail Leather)'라는 이름으로, 여섯 명의 명장들이 모여 남성 지갑과 작은 가죽 제품 등을 수공예로 제작해 도매로 납품하던 작은 가죽 공방에 불과했다. 

이후 1946년부터 합세한 마일스 칸(Miles Cahn)과 릴리안 칸(Lillian Cahn) 부부는 코치의 이름을 부여할 수 있던 계기이자 코치라는 브랜드에게 있어 성장의 원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마일스 칸은 더 나은 가죽 소재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그런 그의 눈에 띈 것은 '야구 글러브'였다. 낡고 오래된 야구 글러브의 가죽이 부드럽게 마모된 것에서 영감을 받는 마일스 칸은 가죽을 강하고 유연하게 가공하는 방법을 개발하기에 나섰다. 

마일스 칸은 오래된 야구 글러브에서 새로운 소재의 가죽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일스 칸은 오래된 야구 글러브에서 새로운 소재의 가죽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소가죽을 무두질 해 부드럽게 만든 후 표면에 광택을 내는 작업을 거쳐 '글러브 탠드 카우하이드 가죽(Glove Tanned Cowhide)'이라는 가죽을 개발했다. 당시 유행했던 얇은 가죽들과는 달리 마일스 칸이 개발한 가죽은 도톰하면서도 부드럽고 유연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 가죽을 통해 마일스 칸은 지갑과 담배 케이스 등 실용성이 좋으면서도 내구성 강한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관심이 크지 않아 수익률이 낮았다.

이에 릴리안 칸은 그에게 여성용 핸드백 제작을 제안했으며, 1961년 두 부부는 회사의 이름을 '코치 레더웨어 컴퍼니(Coach Leatherwear Company)'로 변경해 '코치'라는 로고를 단 여성용 핸드백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코치라는 이름을 단 브랜드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코치의 시그니처 패턴 (사진=코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캡처)

코치가 선보인 첫 번째 핸드백은 기존의 뻣뻣했던 가방들과는 달리 부드럽고 견고했으며, 작은 사이즈를 고집하던 것에 반항하듯 넉넉한 사이즈가 특징이었다. 튼튼한 것은 물론 수납력까지 뛰어난 가방은 일하는 여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마침 이 시기의 미국은 경제부흥기를 맞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난 상태였으며, 여성용 명품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었다. 

좋은 퀄리티의 가죽제품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코치는 본격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디자이너를 영입키로 했다. 이때 두 부부의 눈에 들어온 이는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보니캐신(Bonnie Cashion)이었다. 

보니 캐신의 창의력은 현재까지도 코치의 곳곳에 남아 있다. (사진=코치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보니 캐신의 창의력은 현재까지도 코치의 곳곳에 남아 있다. (사진=코치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보니 캐신은 독보적인 커리어는 물론 독창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현재까지도 아메리칸 스포츠웨어의 토대를 마련한 디자이너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 당시에도 이미 스타 디자이너의 자리에 올랐던 보니 캐신을 영입하고자 두 부부는 코치에서 일해 줄 것을 계속해서 설득했으며, 그 결과 보니 캐신은 1962년부터 코치의 프리랜서로 참여하게 됐다. 

끈질긴 설득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962년, 보니 캐신이 여성을 위해 디자인한 가방 및 액세서리 컬렉션 '캐신 캐리(Cashin Carry)'의 론칭을 시작으로 내추럴한 가죽 색상이 대부분이던 명품 시장에 밝은 컬러의 핸드백들을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밖에 숄더백의 어깨끈을 탈부착 가능하게 연출하거나 백 겉면에 동전 지갑을 연결하는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코치와 보니 캐신은 1974년을 끝으로 헤어졌지만, 보니 캐신 영입의 결과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보니 캐신은 ▲컨버터블 차량의 루프 고정장치에서 영감을 받은 '턴락 클로저' ▲강아지 목줄의 클립(Clip)에서 영감을 받은 '도그 리시 클립' ▲메탈 프레임 등을 개발해 가방에 접목시켰다. 현재까지도 이 액세서리 장치들은 잠금장치 및 끈과 가방을 연결하는 연결장치로 사용되며 코치의 주요 디테일이자 시그니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최고 예술 경영자 자리에 앉아 있는 리드 크라코프 (사진=티파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현재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최고 예술 경영자 자리에 앉아 있는 리드 크라코프 (사진=티파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몸집을 불려가던 코치는 1979년 시대를 앞서간 주문 시스템을 마련했다. 유통구조의 개선과 카탈로그 마케팅, 우편발송 시스템을 갖춘 코치는 전 지역의 소비자들을 확보하며 빠르게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1985년 코치를 인수한 '사라 리 코퍼레이션(Sara Lee Coporation)'은 루 프랭크포트(Lew Frankfort)를 사장으로 선임하며 코치를 또 한 번의 전성기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만들었다. 

1988년부터 일본과 런던 등에 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도 시작하게 된 코치는 몰려드는 주문량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에 루 프랭크포트는 밀려드는 주문 수량을 맞추기 위해 외부 제작처를 확보했으며, 가죽 외 다양한 소재로 제품을 구성하며 브랜드의 규모를 불렸다. 이후 1996년에는 디자이너 리드 크라코프(Reed Krakoff)를 영입했다. 

브랜드 '앤 클라인(Anne Klein)'과 '랄프 로렌(Ralph Lauren)'에서 경력을 쌓은 리드 크라코프는 코치를 매스티지 명품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코치의 시그니처 패턴이다. 

현재 코치는 의류, 슈즈, 시계, 주얼리, 아이웨어, 향수 등을 선보이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코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캡처)
현재 코치는 의류, 슈즈, 시계, 주얼리, 아이웨어, 향수 등을 선보이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코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캡처)

리드 크라코프는 코치의 이니셜 'C'가 나란히 직조된 시그니처 패턴으로 무거운 이미지의 가죽 가방을 가볍게 표현해낼 수 있었다. 해당 패턴은 코치가 가죽 브랜드에서 패션 브랜드로의 전환을 확실히 인식시켰으며, 매스티지 브랜드의 선두주자로서 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코치의 시그니처 패턴으로 남아 있는 해당 문양 덕분에 코치는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할 수 있었으며, 현재는 의류, 슈즈, 시계, 주얼리, 아이웨어 그리고 향수까지 선보이며 코치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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