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찾는 항공업계, 대한항공 '기내식·면세사업부' 매각...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손떼나?'
살길 찾는 항공업계, 대한항공 '기내식·면세사업부' 매각...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손떼나?'
  • 임은주
  • 승인 2020.07.0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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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의 위기에 몰린 항공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 절실하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면세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제주항공과 이스타 항공의 진실공방이 격화된 가운데 인수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알짜' 기내식·면세사업 접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대한항공이 결국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7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어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배타적 협상권 부여는 한앤컴퍼니의 인수가 확실하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한 뒤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향후 실사 등 구체적인 후속 진행 상황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송현동 부지 매각이 서울시의 공원화 방침에 가로막혀 차질이 빚어지자 대한항공은 고심 끝에 눈물을 머금고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과 기내판매 사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추진 결정에 대한항공 노조는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매각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노동조합과 긴밀하게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내식기판 사업본부의 매각 금액은 대략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확정되지는 않았다. 기내식 사업부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연 평균 매출 3500억원에 달하는 알짜 사업부 중 하나로 끝까지 매각에 부정적이었다. 하늘길이 정상화되면 실적 회복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데 이어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1조원을 추가로 받았다. 채권단은 지원 조건으로 대한항공에 '2조원 이상 자본 확충'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자구안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이달까지 유상증자로 1조1269여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이번 매각으로 1조원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확보한 자금이 2조원을 넘게 돼 채권단 요구를 충족하게 된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파기 수순?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다음주까지 인수합병에 필요한 선행조건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행하지 않으면 인수 계약을 깨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는 15일까지 800억원이 넘는 빚을 해결하라는 것으로 현재 이스타항공의 여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사실상 파기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7일 제주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셧다운을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이 없으며 셧다운은 이스타항공측의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또 체불임금 등 미지급금에 대해서도 계약서상에 제주항공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간 녹취록을 공개하며 제주항공이 셧다운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3월 20일 자 녹취파일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후 이스타항공은 지상 조업사와 정유회사로부터 급유 및 조업 중단 통보를 받은 상황으로 운항을 지속하기 어려웠다"며 "국제선은 이미 셧다운했고 국내선은 적자만 늘어나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대표는 셧다운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의 지분 반납만으로는 체불임금 해결이 불가능하고,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을 언급하며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7일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거부하고 파산으로 내몬다면 제주항공에 책임을 묻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최후통첩 시한인 15일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시 650여명의 일자리 박탈과 250억의 임금체불, 1600명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몬 책임, 제주항공의 독점적 지위 확보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의도적으로 파산시킨 책임을 물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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