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코로나 직격탄 속 '이스타항공 인수'...기존보다 150억원 낮춰 매입
제주항공, 코로나 직격탄 속 '이스타항공 인수'...기존보다 150억원 낮춰 매입
  • 임은주
  • 승인 2020.03.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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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동종업계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2일 제주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지분 51.17%를 545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430억원은 지분 취득예정일자인 4월29일에 전액 납입할 예정이다.

양사는 최근 항공업의 위기 극복 및 공동의 발전을 위한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최종인수가액 및 방식, 절차 등 성공적인 인수합병(M&A)에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인수금액은 지난해 12월 인수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합의했던 695억원보다 150억원 낮다. 인수금액이 낮아진 것은 최근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것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5일, 2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 경영진 역시 최근 임금 30% 이상을 반납하기로 하고, 기존 승무원 대상이었던 무급휴가제도를 전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현재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항공 시장 상황을 고려해 양사의 양보를 통한 가격조정을 이뤄냈다"며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 업계 최초의 동종사업자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등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황이 나빠져 모든 항공사들이 비상 경영에 돌입하자, 인수 시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건에 대해 불가피한 항공업계의 공급 재편에 선제적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날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리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은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함께 도전하자"라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시장점유율(승객수 기준)으로 3위 업체다. 이번 이스타항공(업계 7위) 인수로 2위 아시아나항공과의 격차를 2.7%포인트(p)로 좁혔고, 4위 진에어와는 7.0%p로 격차를 벌이며 LCC 공룡이 탄생하게 됐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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