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솔직후기] 말 많은 반려묘, 알고 보니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돈내산 솔직후기] 말 많은 반려묘, 알고 보니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김다솜
  • 승인 2022.07.0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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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오톡 캡쳐화면
미야오톡 캡쳐화면

필자가 키우는 반려묘는 곧 1살이 되는 아깽이다. 누추한 모습을 하고 하천 다리 위에 있던 2개월도 안 됐던 아기고양이를 데려와 키운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낯선 이가 와도 숨지 않는 호전적인 성격에 발톱 깎기, 귀청소 등을 잘 참아내며 애교까지 많은 자타공인 ‘효자묘’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바로 말이 많다는 점이다. 입양 초 밤낮없이 삐약대는 것이 귀여워 울 때마다 놀아주고 안아줬던 게 문제였을까. 얼마 안 있으면 성묘가 되는데도 필자의 반려묘는 모든 것을 말로 해결하려는 듯하다. 

통화 중인 집사의 옆에서 쉴 새 없이 울어대는 통에 중요한 전화가 올 때면 화장실로 피신 가는 것이 일상이 됐다. 오죽하면 통화 중이던 부모님이 혹시 굶기냐고 물어봤을 정도다. 

밥을 주기 전, 화장실이 더러워져 있을 때 등 특정상황에서만 우는 것이라면 빠르게 캐치했을 것이다. 하지만 눈만 마주치면 야옹 야옹 울어대는 통에 이 아이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왜 이렇게 우는 건지 알 턱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싶어 답답하던 와중, 고양이의 말을 번역해준다는 앱 미야오톡(Meow Talk)을 알게 됐다. 사용하려고 보니 월 구독료를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라 약간 망설여지긴 했지만,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3900원(애플 앱스토어 기준) 정도는 지불할 수 있다고 합리화했다. 

앱 결제를 마친 뒤 고양이가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물론 눈만 마주치면 되므로, 기다림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앱 메인화면 중앙의 버튼을 짧게 누르면 짧은 번역, 길게 누르면 자동번역이다. 버튼을 길게 터치해봤다. 그리고 결과는 놀랍고도 감동적이었다. 

‘나는 항상 당신과 가까이 있고 싶습니다’, ‘사랑에 빠졌어요’, ‘내 사랑 내가 여기 있어요’ 등 반려묘의 애정표현이 번역 결과 창에 가득했다. 갑자기 ‘어디가 아파요’라고 번역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90% 이상이 사랑의 말들이었다. 

필자의 품에서 골골송을 부르고 있는 소리를 들려주니 앱은 ‘쉬고 싶어’, ‘휴식이 필요해’ 등으로 번역했다. 정확도는 어떨지 궁금했다. 사용자에 따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상황이 신기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후기도 제법 많았다. 

해당 앱은 2020년 출시된 것으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소프트웨어가 학습을 통해 울음소리와 상태 정보를 매칭 후 번역 결과를 내놓는다. 사용자는 번역 결과가 맞지 않을 때 직접 번역을 수정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반복해 번역의 정확도를 높인다. 

필자의 경우 특정한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이 앱이 정확한 지 여부에 대해선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애매모호하다. 다만 고양이가 머리를 부비며 야옹거리는 와중이었기에, 애정표현을 하고 있던 게 맞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물론 사심이 가득 섞인 결론이다. 

미야오톡은 출시 이후 1년 여간의 베타 서비스 기간을 거친 뒤 유료 앱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집사들이 월 구독료를 내가며 앱을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야오톡 개발사는 미야오톡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양이 울음소리를 인간의 목소리로 통역해주는 스마트 목걸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사와 반려묘 간의 소통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는 때가 얼마 남지 않은 걸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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