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눕고 15~20분 내에 잠들지 못하거나, 낮에 피로하고 졸음이 심해서 힘들다거나, 잠잘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한 느낌이든다거나, 앞 선 3가지 증상이 나타난지 한 달 이상이 지났다면 겨울철 불면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겨울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 불면증 환자가 여름철보다 12.6%더 많다. 해가 일찍 지고 밤이 긴 겨울인 만큼 숙면을 취하는 것은 중요하다. 겨울철 불면증이 증가하는 이유와 함께 깊은 숙면을 위한 간단한 습관을 알아보자.
겨울철 불면증, 왜 심해질까?
가장 큰 이유는 수면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멜라토닌(Melatonin)분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이 밝은 햇빛으로 인해 억제되어, 낮에는 분비를 멈추고 밤에는 잘 분비돼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활동량이 줄고 낮 길이가 짧아지면서 햇볕을 쬐는 일조량도 감소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해야 할 때 필요한 멜라토닌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불면증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
겨울철 짧아진 낮 길이로 인해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 또한 깨진다. 일주기 리듬이란 24시간 하루마다 반복되는 수면∙각성과 체온, 호르몬 등 생리 주기를 말한다. 쾌적한 숙면을 위해서는 내 수면 시간이 일주기 리듬의 수면 시간과 일치해야 한다. 하지만 겨울은 일찍 시작하는 밤으로 인해 내 수면 시간은 당겨지고, 늦게 뜨는 해로 인해 일조량 부족으로 늦게 일어나게 되면서 일주기 리듬이 흐트러지게 된다.
이처럼 겨울은 짧아진 낮 시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숙면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겨울철 깊은 숙면을 위해 우리는 어떤 습관을 만들어야 할까
햇빛 샤워
햇볕을 충분히 받아야 멜라토닌이 억제되어 있다가 밤이 되면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어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또 일광욕을 하면 숙면을 돕는 비타민 D도 함께 보충할 수 있으며, 적정량의 햇빛은 사람 뇌의 생체시계에 작용해 일주기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낮 동안 20~30분 정도는 산책 등을 통해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것이 좋다. 의식적으로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낮과 밤의 확실한 구분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원활하게 하려면 낮과 밤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난 후에는 빛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커튼을 활짝 열고, 해 뜨기 전에 일어났다면 조명을 밝게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밤에는 소음과 빛을 차단하도록 한다. 특히 침실에서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피한다. 조명은 반드시 끄고 자도록 하고, 귀마개나 눈가리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몸에게 지금은 잘 시간이라는 것을 다양한 장치와 습관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불은 무게감 있는 소재로
건조함을 줄이기 위해 실내 온도는 살짝 낮게 유지하되, 손·발과 같이 추위를 쉽게 느끼는 부위는 이불을 덮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예민해서 잘 깨는 편이라면 너무 얇은 이불보다는 무게감이 있는 것을 덮는 것을 추천한다.
스웨덴 스톡홀룸 카롤린스카 대학병원(Karolinska University Hospital)에서 가벼운 이불과 무거운 이불을 덮고 잔 그룹의 수면질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무거운 이불 그룹의 불면증 심각도가 훨씬 낮게 나왔다. 무거운 이불을 덮은 그룹이 자다가 깨거나 뒤척이는 경우가 낮게 나오고, 낮에 졸리거나 피곤함을 느끼는 현상 역시 적게 나왔다. 무거운 이불이 신체 곳곳에 압력을 가하면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면 교감 신경을 안정시켜 진정 효과를 준 것이다. 아기를 포대기나 싸개로 꽉 감싸면 편안함을 느끼고 잠을 잘 자는 것 또한 이런 이유에서다.
신체에 적당한 압력을 가하는 것은 실제로 다양한 정신적 치료를 위해서 사용되는 방법이다. 무게감 있는 이불을 덮으면 수면의 질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우울증 증상이 완화되고 불안 증상이 누그러지기도 한다. 신경계를 이완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함으로써 마사지를 받거나 껴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이불이 너무 무거울 경우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불편함을 줄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무게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