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는 가급적 소비를 줄이거나 과감한 투자보다 보수적인 재테크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소비 생활 전망’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사회에서 경제 상황의 반전을 꾀하기가 어렵다는 회의적인 태도도 확인해볼 수 있다.
조사 참여자들은 올해 외식비(35.9%(2020) → 44.2%(2023))와 의류(23.3%(2020) → 31.7%(2023)), 모임(20.6%(2020) → 29.6%(2023)) 등의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고자 하는 태도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개인 의지로 비교적 소비 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항목들인 만큼 '먹고', '입는' 비용부터 줄이려는 태도로 이해해볼 수 있었으며, 특히 40대 응답자의 경우 외식비(20대 33.6%, 30대 46.0%, 40대 50.8%, 50대 46.4%) 지출을 줄이려는 태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다.
전체 응답자의 52.8%가 작년 한 해 동안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저축조차 하기 힘들었다(63.2%, 동의율)는 인식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이러한 인식도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상당히 높아진 것(63.0%(2017) → 56.4%(2018) → 57.3%(2020) → 63.2%(2023))을 알 수 있었다.
작년과 비교해 비관적 태도가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올해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할 것(43.6%, 동의율) 같고, 앞으로도 저축이 어려울 것 같다(36.3%)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나아가 올 한 해 가계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작년과 비교해 가계소득이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이 많았던 것으로,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46.9%(2018) → 43.7%(2020) → 43.4%(2023))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스스로의 경제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올해 소득 증가를 낙관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중상층 이상 44.3%, 중간층 36.3%, 중하층 31.9%, 하층 20.9%)으로, 개인의 경제적 여유에 따른 사회 전반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전체 11.5%만이 앞으로 충분한 부를 쌓을 수 있다고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조사 대비 소폭 증가(8.0%(2018) → 10.7%(2020) → 11.5%(2023))하긴 했지만 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고(88.1%(2020) → 92.8%(2023)),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으로 살고 싶다(76.6%(2020) → 77.1%(2023))는 욕망을 열정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지만, 한국 사회에선 현재 경제 수준의 반전을 도모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마지막으로,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올해 재테크 전략도 적극적인 투자로 자산을 늘리기(23.6%)보다 기존 자산의 유지 및 절약(44.2%)을 우선적으로 고수하려는 태도가 강했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10년 후 수익이 가장 높을 것 같은 투자 형태에 대한 인식이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팔라지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반면 주식/펀드 투자 및 정기예금/저축에 대한 수익률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20대 응답자가 정기예금 및 적금 투자에 강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점(20대 29.6%, 30대 15.6%, 40대 17.6%, 50대 19.2%)은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