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줄 보증금 없어요”..올연말, 역전세 폭탄 찾아온다? 
“돌려줄 보증금 없어요”..올연말, 역전세 폭탄 찾아온다? 
  • 김다솜
  • 승인 2023.06.22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ewsis
ⓒnewsis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속출하고 조직적 전세사기의 전말이 드러나는 등 전세시장의 불안함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연말 최악의 역전세난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돼 전세 계약을 맺은 1인가구에 주의가 당부된다. 

역전세는 만기 후 전세 거래 시세가 계약 시점보다 낮아진 것을 가리킨다. 임대인들은 대개 다음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역전세가 발생하면 다음 세입자에게 받을 돈이 돌려줘야 할 돈보다 부족해지는 것이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집값 급등으로 국내 전세가는 2022년 초까지 고점을 기록해왔다. 이때 전세계약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 역시 많이 늘었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집값 및및 전세가의 하락세가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 하반기 계약 기간(2년)이 만료되는 전국 전세거래의 보증금 총액은 14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상반기 계약 만료 보증금 153조900억원을 더하면 향후 1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 보증금은 총 302조1700억원 규모다. 

이같은 규모의 전세보증금이 1년간 일시에 모두 반환되지는 않겠지만 전세보증금 거래총액이 줄어들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2년 전대비 13.5% 하락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미반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직방의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2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3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최근 전세 가격 하락으로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가구는 4.1~7.6%로 추정됐다. 100가구 중 8명가량은 역전세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전세가격이 올해 3월 수준을 지속할 경우 임대가구가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연내 24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세임대 가구 116만7000가구 중 대다수는 보유 금융자산과 추가 차입 등을 통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차입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가구 비중은 최대 7.6%로 추산된다. 

한은 조사국의 ‘6월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실린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52.4%(102만6000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25.9%, 51만7000호)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는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 문제 대처 방안을 고심 중이다. 지난 18일 추경호 부총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집주인이 전세 차액을 반환하는 부분에 한해 대출규제를 완화해 집주인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