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비대면 초진·약 배송 금지에 플랫폼은 ‘몸살’ 
[뉴스줌인] 비대면 초진·약 배송 금지에 플랫폼은 ‘몸살’ 
  • 김다솜
  • 승인 2023.09.06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코로나19를 계기로 호황을 맞았던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달 1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비대면 초진과 약 배송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각 플랫폼은 사업을 종료하거나 축소, 전환하는 등 생존 싸움에 돌입했다. 

이달 1일부로 본격 시행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허용하고 처방 약은 약국에 직접 방문해 수령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만성질환 이외의 질환으로 비대면 진료를 받기 위해선 동일 증상으로 30일 이내에 대면 진료 기록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하는 경우 의료기관에 제재가 가해진다. 보건복지부는 불법 비대면 진료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위반사항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은 초진 허용 범위와 재진 기준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모델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전과 같이 폭넓게 초진을 허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비대면 진료 조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위기에 봉착했다. 그간 플랫폼 이용자 대다수가 초진이었던 만큼 위기감은 더욱 크다. 

원격산업의료협의회 자료를 보면 비대면 진료 요청 건수는 지난 5월 일평균 5000건에서 6월 4100건, 7월 3600건, 8월 3500건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업계 규모 1위인 닥터나우는 비대면진료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비스 체계를 개편, 24시간 실시간 무료 의료상담, 대면진료 병원 예약 등 의료 포털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용 건수로 업계 2위 자리를 지켜왔던 나만의닥터는 지난달 30일부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종료했다. 서비스를 유지할 만큼 이용 건수가 나오지 않는 데다 이용자가 비대면진료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건강관리 콘텐츠 및 진료 예약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듭과 썰즈, 파닥 등도 계도 기간 중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중단했다. 슬닥은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고도화를 선택했으며 라이프시멘틱스는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굿닥은 건강검진 및 만성질환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올라케어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재진 경험이 있는 환자에 한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약 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결제 후 방문수령, 방문시 결제하기 등 사용자 편의를 위한 신규 기능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비대면 진료가 폭 넓게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의료업계의 ‘오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달리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이용 환자 대부분은 감기 등 경증 환자가 대다수이며, 비대면 진료가 시행됐던 지난 3년간 의료사고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의료진이 부족한 소아·청소년, 평일 낮 병원 방문이 러여누 직장인, 의료기관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등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제 2의 타다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대면진료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이 아닌 사실상 비대면 진료 금지에 가깝다는 것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