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그룹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눈길'...'오너 2세 편법승계' 겨냥 하나
파인그룹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눈길'...'오너 2세 편법승계' 겨냥 하나
  • 정단비
  • 승인 2025.09.30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투입..무산된 파인테크닉스 매각 재조명

국세청이 파인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파인엠텍, 파인테크닉스 등 파인그룹 상장 계열사와 일부 비상장 계열사 등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는 파인테크닉스 양도, 매각 과정에서 제기된 오너 2세 편법 증여 의혹이 이번 세무조사의 배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4년 8월, 의혹의 시작..."시장가 이하 거래로 최대주주 교체"

논란은 2024년 8월 시작됐다. 당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파인테크닉스 주가도 1000원대로 떨어졌다. 홍성천 파인그룹 회장은 이 시기 보유하던 파인테크닉스 주식 140만주를 주당 1060원에 코데스에 양도했다.

코데스는 홍 회장의 아들 홍준기 파인엠텍 상무이사가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가족 법인이다. 이 거래 금액은 총 14억8400만원이었고, 이를 통해 코데스는 파인테크닉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문제는 이 거래가 당일 종가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경영권이 이전되는 거래에서는 시장가격에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서는 그러한 프리미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따랐다.

6개월 만에 가치 5배 증가...파인엠텍 지분 확보 계획도 수립

코데스의 이후 행보는 의혹을 더욱 키웠다. 2025년 2월 28일, 코데스 등은 파인테크닉스 주식 507만주(29.83%)를 아트컨티뉴 대표 측에 총 28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가격은 5522원이었다.

홍 회장으로부터 매입한 140만주만 계산하면, 불과 6개월여 만에 14억8400만원이 77억원 규모로 불어나 62억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주목할 점은 매각 계약과 같은 날, 코데스가 파인테크닉스 보유 파인엠텍 주식 113만주를 65억원(주당 5730원)에 매입하는 계약도 체결했다는 것이다. 양 거래의 잔금 지급일은 모두 5월 12일로 동일하게 설정됐다.

만약 이 계획이 실행됐다면, 파인테크닉스 매각으로 얻은 자금이 곧바로 파인엠텍 지분 확보에 사용되는 구조였다. 이를 통해 코데스의 파인엠텍 지분율은 기존 약 3%에서 6%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힌지를 독점 공급하는 파인엠텍이 그룹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의 특수관계자 간 거래 ▲단기간 급등한 주식 가치 ▲경영권 프리미엄 과다 적용 ▲의심스러운 매수 주체 등이 지적됐다.

매각 불발됐지만 핵심 문제는 그대로

하지만 해당 거래는 매수 주체를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순탄하지 못했다. 이후 2025년 5월 12일, 매수자가 잔금 260억원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파인테크닉스 매각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코데스의 파인엠텍 지분 매입 계약도 함께 해지됐다.

표면적으로는 홍준기 상무의 지배력 강화 계획이 좌절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홍 회장이 2024년 8월 아들의 가족회사에 주가가 폭락한 시기 프리미엄도 없이 낮은 가격으로 파인테크닉스 지분을 넘겨 최대주주 지위를 이전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황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이 특수관계인과 시가와 현저한 차이가 있는 가격으로 거래해 부당하게 조세를 회피한 경우, 이를 부인하고 시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재계산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홍 회장이 2024년 8월 주당 1060원에 넘긴 주식을 단 6개월 뒤 주당 5522원에 매각하려 했던 점은 명백한 시가 차이를 보여준다. 

이에 과세당국은 ▲홍 회장이 주당 1060원에 넘긴 주식을 6개월 뒤 코데스가 주당 5522원에 매각하려 했던 점 ▲약 300%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된 점 ▲이를 통한 단기 차익이 즉시 다른 계열사 지분 확보로 연결되는 구조였던 점 등을 살펴볼 것이라는 추측이다.

파인그룹은 파인엠텍, 파인디앤씨, 파인테크닉스 등 코스닥 상장사 3곳과 비상장사 14곳을 보유한 중견그룹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파인그룹의 지배구조와 오너 2세 승계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파인테크닉스 로고
사진=파인테크닉스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