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29)는 한 달 배달앱 사용액이 평균 15만 원에 달한다. "혼자 밥하기 귀찮고 외식하기엔 부담스러워 배달앱을 쓰는데, 2~3년 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한다. 이들의 일상은 배달앱, 택시호출, 중고거래, 공유오피스 등 각종 플랫폼 서비스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공유경제 시장은 2025년 3438억 달러(약 488조원) 규모로, 2035년까지 5조 5569억 달러로 연평균 32.08%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공유경제가 과연 1인가구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을 주는가"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 편의성과 장기적 경제성 사이의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초기엔 저렴, 독점 후엔 수수료 상승
공유경제가 1인가구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차를 사지 않아도 택시를 부를 수 있고,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숙박 공간을 구할 수 있다.
2023년 1인가구 평균 연소득은 32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 7185만원의 44.9%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은 1인가구에게 '소유 없는 접근'은 합리적 선택지처럼 보인다.
문제는 시장 초기 단계를 지나면서 나타난다. 2024년 현재 주요 배달앱 3사의 중개수수료는 배달의민족 9.8%, 쿠팡이츠 9.8%, 요기요 9.7%로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고착됐다.
시장 초기 배달앱들은 5000원~1만원 할인쿠폰을 대량 살포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았지만, 배달의민족이 시장 선두로 자리잡고 요기요·쿠팡이츠가 뒤를 잇는 과점 구조가 형성된 이후 할인 혜택과 적립금이 대폭 축소됐다.
카카오T, 호출 안 한 승객도 수수료 징수
택시 호출 시장도 마찬가지다. 카카오T블루 가맹본부인 KM솔루션은 2019년 12월부터 가맹 택시기사들에게 전체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징수해왔다.
문제는 카카오톡으로 호출하지 않은 손님, 즉 길거리에서 직접 태운 승객의 운임에서도 수수료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2025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38억82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다른 택시 앱 호출이나 배회영업 등으로 발생한 운임까지 수수료를 받은 것은 통상의 거래 관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위법성을 인정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도 크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일부 음식점은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합쳐 매출의 상당 부분을 플랫폼에 지불하고 있다. 이런 비용은 결국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
에어비앤비 확산, 서울 일부 지역 임대료 상승 영향
숙박공유 플랫폼도 1인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야놀자리서치와 미국 퍼듀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2010~2022년 서울시 에어비앤비 숙소 변화와 부동산 가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시내 28개 법정동에서 에어비앤비 숙소 수 확장과 아파트 실거래가 간 유의미한 결과가 있다고 봤다.
또 월 임대료에서도 서울 시내 22개 법정동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중구 회현동1가의 경우 숙소 수가 1% 증가하면 지역 내 아파트 월 임대료가 1% 이상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의 2021년 연구 '공유경제의 부정적 측면: 에어비앤비와 주택 임대료의 관계'에서는 에어비앤비 등록 주택이 1㎢당 100개 증가할 때 주택 임대료가 약 0.4%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1인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163만 원 중 주거·수도·광열비가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단기 임대 수요 증가로 장기 임대 물량이 줄어들면, 임차인으로 살아가는 1인가구에게 직접적 타격이 된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2023년 9월부터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업체를 주택 부족과 임대료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단기 임대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28년까지 단기 임대 아파트 사업 면허를 전면 철폐하기로 했다.
제도적 보호장치 미흡한 상황
공유경제 확산에 비해 제도적 뒷받침은 부족하다. 플랫폼의 역할이 단순 중개를 넘어 확대되고 있지만, 플랫폼 신뢰 문제에 대응할 정부 규제는 미진하는 것이다.
1인가구는 서비스 이용 중 문제가 발생해도 법적·절차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소비자·플랫폼·서비스 제공자 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고, 피해 구제 절차도 복잡하다.
공유경제가 1인가구에게 계속 유용한 도구가 되려면 △수수료 산정 기준 투명화 △플랫폼 독과점 방지 △소비자·공급자 보호 장치 강화 △분쟁 해결 절차 명확화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의 일환으로 공정위는 2024년 8월 배달앱 3사와 가맹점주 대표 단체를 모아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율규제 하에 10월까지 점주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공배달앱의 평균 수수료는 민간 배달앱 보다 현저히 낮지만 편의성과 가맹점 수에서 민간 플랫폼에 밀려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