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주거 불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청년 주거 패러다임이 '월세 보조'에서 '대출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월세 지원은 기간·한도·대상 제한 탓에 실질적인 주거 안정책으로 자리 잡기 어렵고, 반대로 대출은 한도·금리 측면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청년들의 주거 선택을 결정짓는 핵심 금융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역대 최대…핵심은 '주거 관련 대출'
한국은행이 11월 1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신용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분기 말(1953조3000억원)보다 14조9000억원 늘어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845조원으로 전 분기 말(1833조1000억원)보다 12조원 늘었다.
2025년 10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말보다 3조5000억원 증가한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1조4000억원 증가했으나, 주담대 중 전세자금 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전세대출은 감소하고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점은 의미가 크다. 과거 청년층의 대표적 주거 금융인 전세대출이 둔화되고, 주택 구입 관련 대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월세지원, 취지는 좋지만 '기간·한도'의 벽
정부의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은 생애 1회에 한해 월 최대 20만원, 최대 12개월까지만 지원된다.
주요 조건은 ▲만 19~34세 무주택 청년, 부모와 별도 거주 ▲임차보증금 5000만원+월세 60만원 이하 주택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등이 있다.
서울시 청년 월세 지원도 임차보증금 8000만원 이하, 월세 60만원 이하만 해당 된다.
월세 자체가 지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지원액은 정액 제도이기 때문에 구조적 주거안정 효과가 약한 상황이다. 게다가 선정 인원 제한과 추첨 방식으로 인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도 상당수 발생한다.
반대로 대출은 '한도·금리·지속성'에서 비교 불가
청년들이 가장 먼저 접근하는 대출이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이 될 수 있다. 최대 2억원이 나오는 버팀목 전세대출, 서울시 청년 임차보증금 지원은 1~3%대 낮은 금리를 지원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월세 자체를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대출금리를 현실적으로 낮춰주는 정책의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청년들의 체감효과도 월세 지원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다.
청년들은 왜 '대출'을 선택할까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원룸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월세는 평균 70만원대다. 이런 가운데 평균 월세는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월세 지원 20만 원은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으로는 월세 상승 → 지원액 고정 → 실질 효과 축소 구조가 이어진다.
또 월세 지원은 생애 1회, 최대 12개월이지만 전세·주담대는 2년, 4년, 10년 이상까지 거주 안정성을 확보한다.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의 경우 최대 10년,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1명당 2년씩 추가되어 최장 20년까지 이용 가능하다.
주거 사다리 구조는 월세 → 전세 → 분양·구입 → 자산 형성으로 이어진다. 청년들이 "월세 지원보다 대출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월세 지원은 사다리 진입조차 불가능한 반면 대출은 각 단계의 문을 실제로 열어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다만 청년층은 소득 기반이 약한 만큼 대출 확대는 곧 부채 리스크 증가로 이어진다. 주담대 금리는 최근 6%대에 근접하고 있으며, 변동금리 선택 시 향후 금리 인상 위험도 있다.
특히 청년 버팀목 대출과 같은 정책금융은 저금리 혜택이 있지만, 향후 소득 증가나 자산 형성에 실패할 경우 장기간 부채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
대출과 지원의 균형이 필요하다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은 최대 2억 원 한도에 연 1.8%~2.7%의 저금리로 청년들의 주거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월세 지원은 월 20만원, 12개월로 제한되어 있어 서울 평균 월세 70만원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일부에서는 대출 중심의 정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 고정금리 확대로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거나, 소득 감소나 실직 시 원리금 상환 유예 제도 도입, 청년층의 소득 불안정성을 고려한 DSR 기준 마련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 대출 확대만으로는 근본 문제 해결이 어렵다. 청년 전용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고,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시장 안정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주거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상승하면서 청년 주거정책의 무게 중심은 완전히 '대출'로 이동했다. 월세 지원은 단기 완화책에 그치고, 대출만이 거주 안정·자산 축적·내 집 마련이라는 장기 목표로 이어지는 유일한 사다리가 되고 있다.
'대출 지원+월세 보조+리스크 완화'가 균형 있게 설계되지 않는다면, 청년 주거 문제는 단지 소비 지원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층 부채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