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가 정체된 가운데 대출 문턱은 높아지면서 투자자와 차입자를 온라인에서 직접 연결하는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중간 역할을 하는 '1.5금융권'으로 자리잡은 온투업은 제도권 편입 이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온투업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신용자와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과거 P2P 금융으로 불리던 이 서비스는 2019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제정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부터 온투업을 직접 관리하며 등록제와 자본금 요건, 투자한도, 정보공시 의무 등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과거 P2P 대출 시절 발생했던 피해 사례를 줄이고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다.
은행보다 간편한 이용, 5000원부터 투자 가능
온투업 이용 방식은 단순하다. 차입자는 플랫폼에서 본인 인증과 간단한 신용평가를 거쳐 대출을 신청하고, 투자자들이 일정 금액을 나눠 투자하면 대출이 실행된다.
투자는 소액으로도 가능하다. 일부 플랫폼은 5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으며, 부동산 담보형 상품은 수십만 원 단위로 시작할 수 있다. 상품 종류도 개인 신용대출형, 소상공인·프리랜서 대출형, 부동산 프로젝트 투자형, 기업 성장자금형 등 다양하다.
대형사 중심 재편, 하이펀딩·PFCT·8퍼센트 주도
2020년 당시 237개였던 P2P 업체 중 온투법 시행 후 등록 신청은 40여 개에 그쳤고, 2021년 최종 등록은 28개사로 시작했다. 이후 2025년 현재는 약 48개 업체가 등록된 것으로 파악된다. 규제 강화와 IT 비용 증가로 대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하이펀딩은 연 8% 수준의 스탁론 상품으로 대출잔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PFCT(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AI 신용평가 솔루션 '에어팩'을 금융기관에 공급하며 누적 연계액 2조 원대를 기록했다. 8퍼센트는 쏘카, 야놀자 등 스타트업에 자금을 연계하고 긱워커 전용 대출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국내 1호 등록 업체였던 렌딧은 2025년 10월 온투업 영업을 종료하며, 규제 환경과 시장 변화의 어려움을 보여줬다.
투자 한도 확대·비교 서비스 도입으로 접근성 강화
개인 투자 한도는 2023년 9월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상향됐다. 소득요건 충족 시 더 많은 투자도 가능하다.
2024년 1월 금융위원회는 핀다, 뱅크샐러드, 뱅크몰 등 5곳을 온투업 투자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용자들은 각 플랫폼의 수익률과 연체율, 수수료 등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저축은행 연계투자로 반등 기대
2025년 5월부터 PFCT, 에잇퍼센트, 어니스트에이아이, 머니무브, 모우다 등 5개 온투업체가 저축은행 연계 투자를 시작했다. 2024년 7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 제도를 통해 저축은행 49곳이 온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2025년 11월까지 5개월간 저축은행 연계투자 누적 대출 취급액은 585억 원에 달했다. 차주 신용점수 평균 736점, 대출금리 평균 12.06%로 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의 '1.5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11월 기준 온투업 대출잔액은 1조5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저축은행 연계투자가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달 하나은행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 '하이펀딩'의 예치금 관리를 위해 제휴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1금융권도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뛰어들면서 온투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금 보장 없고 세율 15.4% 적용...투자 전 신중해야
온투업은 예금이 아니므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자소득에는 15.4%의 소득세가 적용된다. 예상 수익률 10%라도 세후 수익률은 더 낮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자산의 5~10% 이내에서 소액 분산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투자 전 자본금 규모, 투자금 분리 보관 여부, 수수료 체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연체율 관리와 규제 회피 논란
2025년 11월 기준 일부 온투업체의 연체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머니무브 2.63%, 에잇퍼센트 1.18%, PFCT 4.04%인 반면, 어니스트에이아이는 13.98%, 모우다는 18.38%에 달한다.
저축은행과 온투업체들은 연계 대출에 대해 양측의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이중 심사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저축은행 연체율도 2024년 말 8.52%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온투업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나 DSR(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받지 않아 '대출 규제 우회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7월 주요 온투업체를 대상으로 부동산 대출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온투업을 '감독 강화 대상'으로 보고 과도한 홍보나 손실 보전 약속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포용금융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계속 논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