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연이어 터지며 이용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토종처럼 보이지만 실은 외국계'인 플랫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 2만여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던 구직 플랫폼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 역시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가 지분 100%를 인수한 회사다. 잡코리아는 지난해 1~3분기에만 1545만여명이 방문한 한국 최대 취업 플랫폼임에도, 많은 이용자들은 외국계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기업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대표 취업 플랫폼, 사실상 '외국계' 지배하에 운영
잡코리아(알바몬 포함)는 대다수 구직자·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사용하는 대표 취업 플랫폼이다. 많은 사람들이 '토종 서비스'로 인식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2021년 5월 잡코리아 지분 100%는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에 약 9000억원에 인수됐다. 어피너티는 싱가폴, 홍콩, 서울, 시드니 등에 거점을 두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글로벌 사모펀드다.
이용자는 한국 기업처럼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실제 최종 의사결정 구조는 해외 자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같은 소유 구조는 단기 수익성을 중시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보안·서비스 안정성 같은 장기 투자 분야의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잡코리아는 올해 초 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잡플래닛은 매달 수십만 명이 찾는 기업 리뷰, 연봉, 면접 후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잡코리아의 데이터 독점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지난해 발생한 알바몬 개인정보 유출…보안 투자와 지배구조 우려 겹쳐
지난해 알바몬에서는 '이력서 미리보기' 기능의 보안 취약점을 통해 실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최종적으로 2만440건의 임시 저장 이력서 정보가 유출됐으며, 이름, 휴대폰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포함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5월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한국 노동시장에서 사실상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사모펀드 지배 구조 아래에서 보안·시스템 투자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르바이트·단기 노동은 취약계층이 포함돼 있어 개인정보 유출의 사회적 파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앞서 알바몬은 2023년 알바천국과 무료 공고 기간과 건수를 줄이고 무료 불가 업종을 늘리는 한편, 유료 서비스 가격 인상하는 등 가격·거래조건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6억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플랫폼은 한국에 있지만, 최종 의사결정권은 국경 밖에
잡코리아는 한국의 여러 소비자·노동자 밀착형 서비스로 한국 노동시장 인프라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 소유권과 최종 의사결정 구조는 해외에 있다. "국내 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은 해외 법인이 통제하는 구조"는 최근 쿠팡 사례로 인해 국민에게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유한책임회사 형태인 잡코리아는 외부감사 의무가 없어 구체적인 이사회 구성이나 자금 흐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러한 '공시 사각지대'가 사모펀드의 불투명한 경영과 맞물려 이용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허점을 메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한책임회사의 ‘깜깜이 공시’ 사라지나?…법 개정 추진 중
현재 유한책임회사는 주식회사나 유한회사와 달리 아무리 덩치가 커도 재무제표를 공개하거나 외부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 2019년 외감법 개정으로 유한회사가 공시 대상에 포함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법인 형태를 '유한책임회사'로 바꾸는 사례가 늘며 '규제 회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는 이 같은 '깜깜이 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유한책임회사도 공시 의무 대상에 포함하는 '외감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잡코리아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보안 투자 규모 등이 투명하게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