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SK이노, 14년 집념의 결실…'바로사 가스전'으로 에너지 안보·수익 다 잡았다
[줌인] SK이노, 14년 집념의 결실…'바로사 가스전'으로 에너지 안보·수익 다 잡았다
  • 정단비
  • 승인 2026.01.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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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2026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4년간 공들인 호주 LNG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배터리 사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14년 투자의 결실, 호주 LNG 본격 가동

SK이노베이션이 가장 강조한 성과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첫 LNG 카고 선적 완료다. 2012년 사업 참여 후 14년 만에 이뤄낸 결실로, 국내 민간 기업이 해외 자원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LNG 생산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한 첫 사례다.

SK이노베이션 E&S는 호주 산토스, 일본 제라와 함께 약 2조원을 투자해 가스전 개발을 완료했다. 향후 20년간 연간 130만톤의 LNG를 확보하게 되며, 이는 국내 연간 LNG 도입량의 약 3%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신규 LNG 터미널 건설 대신 기존 다윈 터미널을 개조하는 '브라운필드' 방식으로 투자비를 대폭 절감했고, 중동이나 미국 대비 운송거리가 짧아(약 10일) 운송비도 낮췄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은 "리스크가 큰 자원개발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장기적 안목으로 십수년간 도전해 이뤄낸 성과"라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통해 국내 자원안보 확립에 기여하고, 사업기반을 공고히 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개발 단계) (사진=SK이노베이션)
호주 바로사 가스전(개발 단계)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구조조정 완료, 재무 부담 덜어낸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4분기 4조2000억원 규모의 자산 손상을 인식하며 대규모 세전손실을 기록했다. 블루오벌SK 합작법인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손상이다. 회사는 "회계 기준에 따라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조정으로 현금흐름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1분기 중 포드가 켄터키 공장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면서 재무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다. EVE에너지와의 합작공장 지분 맞교환, 블루오벌SK 합작체제 종료 등 미국·중국 합작법인 구조 재편을 통해 배터리 사업의 내실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사업은 2025년 연간 93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저장 장치(ESS) 사업 확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2026년 총 20GWh 규모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며,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신성장 영역으로 수익성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석유·윤활유, 여전히 탄탄한 수익 기반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수익원인 석유·윤활유 사업은 2025년에도 안정적 실적을 냈다. 석유 사업은 연간 영업이익 3491억원, 윤활유 사업은 6076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공급 차질과 난방용 석유제품 성수기 진입으로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석유 사업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707억원 증가했다.

윤활유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마진 상승과 고급 윤활기유 그룹Ⅲ의 생산·판매 최적화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04억원 늘었다.

2026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저유가 기조 유지로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 사업 역시 PX 역내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 감소로 스프레드 개선이 예상되고, 올레핀·폴리머 계열은 납사 가격 하락으로 현 수준의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화 전략'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SK이노베이션은 2026년을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 본격 추진의 해로 삼는다. 전기의 생산-소비-솔루션에 이르는 완결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LNG 인프라를 확장해 '토탈 에너지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확보한 저가 LNG는 SK이노베이션 E&S 사업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탕구 등 저가 LNG 물량도 안정적으로 도입해 견조한 수익 흐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바로사 가스전 및 다윈LNG터미널 연계도 (사진=SK이노베이션)
바로사 가스전 및 다윈LNG터미널 연계도 (사진=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간다. 중국 17/03 광구에서 2025년 4분기 추가 생산정 시추를 완료했고, 베트남 15-1 광구에서도 추가 시추를 통한 가스 증산을 계획 중이다. 베트남 15-1/05 개발광구는 2026년 4분기 생산 개시 예정이며, 말레이시아 SK427 탐사광구에서도 시추를 개시한다.

재무건전성 회복 후 '더 큰 주주환원' 약속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7일 2025년 회계연도 무배당을 결정했다. 서건기 재무본부장은 "당장의 현금 유출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조기에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향후 더 큰 주주환원으로 보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한 순차입금 규모 감축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쓰는 동시에, 석유·화학·LNG 밸류체인의 수익성 강화와 배터리 사업 근본 경쟁력 제고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서건기 본부장은 "2026년은 본원적 경쟁력 강화, 재무건전성 개선 지속,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화 추진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재무적 내실과 미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진정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