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며 '자취'는 더 이상 낭만이 아닌 현실적인 '생존'의 영역이 됐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독립 생활은 생각보다 가혹한 비용과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마주하게 된다.
자취 구력 10년 차 이상의 '프로 자취러' 3명(가명)과 함께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자취 생활 수칙'을 바탕으로 그들의 진짜 자취 라이프를 들어봤다.
Q. "자취를 하겠다는 말은 지금부터 유료 호흡을 하겠다는 말과 같다"는 말에 공감하시나요?
민지(34, 자취 11년 차): 뼈를 때리는 말이죠. 부모님과 살 때는 형광등 하나 갈고, 쓰레기 봉투 하나 사는 게 돈이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월세 외에도 관리비, 공과금, 생필품... 정말 숨만 쉬어도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게 보여요. 그래서 '신용카드 내역을 하루 날 잡아 살펴보라'는 조언이 중요해요. 내가 어디에 구멍이 났는지 알아야 '유료 호흡'의 단가를 낮출 수 있거든요.
Q. 식비 절약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요? "치킨 한 마리 값이면 사흘 치 식재료를 산다"는 말도 있는데요.
준영(31, 자취 8년 차): 맞아요. 배달 음식은 편하지만 '최소 주문 금액' 맞추다가 과식하게 되고 지출도 커지죠. 하지만 의욕만 앞서서 마트에서 식재료를 잔뜩 사는 건 금물이에요. '열의 여덟은 다 못 먹고 남는다'는 말처럼, 결국 썩어서 버리는 게 더 많거든요. 저는 계란, 두부, 된장처럼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들 위주로만 소량 구매합니다.
Q. 자취생들에게 가장 큰 공포 중 하나가 '화장실 고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현수(38, 자취 15년 차): 웃기지만 정말 현실적인 공포예요. "화장실 맨손으로 가지 마라"는 수칙,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혼자 사는데 문이라도 잠기면 연락할 수단이 없거든요. 저는 샤워할 때도 방수 팩에 넣어서 휴대폰을 들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만약의 사태를 위해 비상 키를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지인 한 명은 반드시 근처에 두어야 해요.
Q. 집을 고를 때 "저렴한 가격에는 이유가 있다"는 조언도 눈에 띕니다.
민지: 특히 집값이 그렇습니다. 유독 싸다면 채광이 최악이거나, 수압이 낮거나, 주변 치안이 불안할 확률이 높죠. 저는 한가할 때 동네를 미리 산책해 보라는 수칙을 꼭 지킵니다.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거든요. 내가 살 동네의 지리를 몸이 기억할 정도로 익혀두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도 필수입니다.
Q. "반찬을 얻어왔다면 필사적으로 먹자"는 항목이 인상적입니다.
준영: 자취생에게 반찬은 금보다 귀하죠. 하지만 냉장고에 들어가는 순간 잊혀지기 십상이에요. 귀찮아도 바로바로 꺼내 먹고, 그 통을 깨끗이 씻어서 감사의 마음과 함께 돌려드리는 게 '관계의 기술'입니다. 그러면 다음에 또 맛있는 걸 나눠주시게 되거든요. 결국 자취 생활도 혼자만 잘해서는 안 되고 주변과의 느슨한 연결이 필요해요.
Q. 마지막으로 자취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현수: "뭐든 당연한 것은 없다"는 20번 수칙을 가슴에 새기셨으면 해요. 따뜻한 밥, 깨끗한 수건, 안전한 잠자리 모두 누군가의(혹은 나의) 노동과 비용이 들어가는 소중한 것들이니까요. 독립은 자유를 얻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 삶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지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