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이 더 비싸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배달비를 별도로 내면서도, 같은 가게 같은 메뉴의 음식값 자체가 매장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2023년 11월)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2025년 8월)의 조사를 종합하면, 배달앱에 등록된 음식점의 약 60~69%가 매장과 다른 가격을 적용하고 있었고, 평균 인상률은 10.2%에 달했다.
"같은 메뉴인데 왜 다른 값을 내야 하죠?"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11월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의 1061개 메뉴를 전수 비교한 결과, 절반이 넘는 529개 메뉴에서 배달앱 가격이 매장보다 높았다. 평균 차이 621원, 비율로 10.2%. 매장에서 6,081원인 메뉴가 배달앱에서는 6,702원이 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25년 8월 프랜차이즈 29개 브랜드, 676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후속 조사에서는 69%가 이중가격을 운영하고 있었다. 2023년의 58.8%에서 오히려 확대된 수치다. 메뉴당 가격 차이는 최소 500원, 가장 많은 경우 2,000원이었다.
단순 의혹이 아니다. 언론 보도와 공식 조사에서 확인된 구체적 사례가 있다.
지난 1월 한 메가MGC커피 매장이 핫 아메리카노의 배달앱 기준 가격을 기존 17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린 뒤 1600원 정액 할인을 적용한 사례가 보도됐다. 소비자 결제 금액은 1200원이지만, 원래 정상가가 1700원이었다는 점에서 '가격 꼼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후라이드+양념 치킨 2마리를 배달앱에서 주문하면 매장 대비 약 4000원이 추가됐다. 떡볶이 세트+튀김 1개는 약 3000원이 추가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를 소비자 기만으로 규정하고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KFC 4개 업체 모두 배달 주문 시 매장 대비 햄버거 세트 1000~1200원, 단품 700~900원, 사이드 600~700원이 더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4인 가족이 세트 4개를 배달하면 매장보다 4000~5200원을 더 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배달 주문 한 건이 성사될 때 점주가 플랫폼에 내는 비용을 보면, 가격 인상의 이유를 볼 수 있다.
매출의 약 30%가 플랫폼으로 빠져나간다. 참여연대가 2025년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배민의 총수수료율은 2년 새 3%p 이상 올랐다. 점주가 마진을 유지하려면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 2만원 주문 건 기준 점주 비용 (참여연대 2025년 10월 보고서 및 업계 취재 종합)
| 항목 | 추정 금액 |
|---|---|
| 중개수수료 (6.8~9.8%) | 1360~1960원 |
| 결제수수료 (약 3.3%) | 660원 |
| 배달비 분담분 | 약 1700원 |
| 광고비 (클릭당 200~600원) | 200~600원 |
| 점주 총 부담 | 약 4000~5000원 |
특히 배민이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조사 대상 매장들의 메뉴 가격이 매년 평균 1000원 이상씩 올랐다. 배달비가 사라진 대신 음식값이 올라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점주들은 이중가격의 사정을 알리기 어려운 구조가 돼 있다.
일각에서는 배민 앱에서 점주가 공지를 작성할 때 '수수료'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수료'은(는) 입력할 수 없어요"라는 차단 메시지가 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포장까지 수수료 시대
배달의민족은 2025년 4월부터 포장 주문에도 중개수수료 6.8%를 전면 부과하기 시작했다. 쿠팡이츠도 2026년 4월부터 포장 서비스 이용료 6.8%를 적용한다. 배달이 비싸서 포장을 택한 소비자에게도 수수료가 전가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배달 플랫폼 규제 원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국회 토론회에서는 수수료 상한제가 오히려 이중가격 확산과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