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상 91%가 스마트폰을 쓴다. 같은 시기 70대 이상의 디지털 활용 점수는 100점 만점에 43점에 그친다. 한국 디지털 격차의 진짜 좌표는 '기기 보유'가 아니라 '활용'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2025년 들어 정부 통계가 같은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했고, 같은 해 1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도 본격 시행됐지만 현장은 여전히 제도와 어긋나 있다.
고령층 디지털 수준 71.8%, 활용 역량은 57.2%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서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1.8%로 전년 대비 소폭 올랐다. 다만 일반 국민 대비 활용 역량 수준은 57.2%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70대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은 100점 만점에 43점, 역량 수준은 36.9점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다른 그림을 그린다. 한국갤럽 ‘스마트폰 관련 조사 2012~2025’에 따르면 70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91%까지 올라온 것으로 집계된다. 2024년 73%에서 2025년 사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60대는 이미 90% 후반대를 넘었다. '스마트폰을 가진 70대'는 한국 사회의 표준 풍경이 됐다.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는 늘었지만, 모바일 뱅킹·송금·증권·보험·정부24 같은 핵심 앱 사용 빈도는 일반 국민의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폰을 통화·메시지·사진·유튜브에 한정해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은행 점포는 디지털 채널 전환을 이유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관공서 발급은 정부24·민원24 같은 앱 채널이 중심이 됐다. 금융·행정의 무인화가 가속되는 동안, 그 채널을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은 60대·70대에서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1월부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
키오스크 환경도 제도적으로 한 단계 정비됐다. 올해 1월 28일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50㎡ 이상 1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됐다. 음성 안내·점자 키패드·화면 높이 조절·물리 버튼 등이 포함된 단말로 교체하거나, 보조기기·보조 인력·호출벨 가운데 하나를 갖춰야 한다. 설치 미이행 시 과태료는 최대 3000만원이다.
다만 의무화의 속도가 현장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물량과 정부 지원 예산이 부족해 일부 소상공인은 의무화 일정에 맞춰 단말을 교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2024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72.3%, 휠체어 이용자의 61.5%는 키오스크가 있어도 여전히 직원 도움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70대 이상 고령자에게 이 변화는 직접 영향이 제한적이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는 시각·청각·이동 장애를 가진 사용자를 우선 대상으로 한 제도로, '고령자가 작은 글씨를 못 읽는' 형태의 어려움은 별도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 글자 확대·간단한 메뉴 구성 같은 고령 친화 설계는 회사·매장별 자율 사항이다.
디지털 배움터·찾아가는 교육의 한계
정부도 대응책을 늘리고 있다. 디지털 배움터·찾아가는 디지털 교육 사업이 2025년에도 확대됐고, 일부 지자체는 노인 키오스크 배려 존이나 '느려도 괜찮아' 캠페인을 시범 도입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들은 무인 환경에서의 고령자 사용성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다만 한계가 분명하다. 디지털 배움터 같은 교육 사업은 등록·이동·후속 상담 등 또 다른 디지털 절차를 거쳐야 접근할 수 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70대 1인가구에는 닿기 어려운 구조다. 지자체 캠페인은 시범 단위에 머물러 있고, 매장·지점·창구에 고령 친화 설계를 의무화하는 제도는 명확히 정착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