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 IPO 공모가 135달러 확정…기업가치 1경9000조원 달
머스크의 스페이스X IPO 공모가 135달러 확정…기업가치 1경9000조원 달
  • 김영호
  • 승인 2026.06.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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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35달러 고정가 제시·나스닥 상장 추진…우주·위성·AI 합산 '역대 최대' 공모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750억달러(약 103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했다. 사우디 아람코가 2019년 세운 역대 최대 IPO 기록(약 294억달러)을 가볍게 세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주당 135달러 고정가, 총 5억5556만 주 매각

스페이스X는 5억556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며, 인수단에 추가 배정 옵션까지 행사될 경우 총 조달액은 857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목표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달러로, 상장과 동시에 미국 시가총액 7위권 기업에 진입하게 된다. 주당 가격은 범위를 제시하는 통상적 방식 대신 135달러로 단일 고정가를 제시했는데, AI 붐을 타고 과열된 IPO 시장과 머스크 특유의 대형 베팅 성향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 거래소는 나스닥이며, 티커는 'SPCX'다. 상장 목표 시점은 6월 12일로 알려졌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관을 맡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도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공모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의 약 4.2%에 불과하며, 나머지 95.8%는 머스크를 비롯한 내부자가 보유한다. 공모 후에도 머스크는 82% 이상의 의결권을 유지한다.

3개 사업부가 하나의 기업가치로

스페이스X는 2002년 로켓 발사 기업으로 출발했고, 2021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선보이며 통신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올해 2월에는 머스크가 AI 기업 xAI를 스페이스X에 합병시켰으며, 이로써 스타십(화성 탐사 로켓), 스타링크, xAI의 챗봇 그록, 소셜 플랫폼 X가 모두 한 지붕 아래 묶이게 됐다.

S-1 공시 상의 재무 구조는 '스타링크가 xAI 적자를 메우는' 구도다. 2025년 합산 매출은 186억7000만달러였으나 순손실은 4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스페이스X 단독으로 7억9100만달러 흑자를 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스타링크는 2025년 114억달러의 매출과 44억2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부문이다. 반면 xAI 부문은 3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63억55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 AI 부문의 추가 현금 소진은 25억달러에 달했으며, 분기 순손실은 42억8000만달러로 악화됐다.

AI 인프라 베팅이 핵심 서사

IPO 서류는 우주 탐사 확장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의 우주 배치 계획도 강조하고 있다. 공모 자금은 우주와 AI 사업의 막대한 설비투자 수요에 투입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는 올해 3월 앤트로픽과 월 12억5000만달러, 계약기간 기준 총 400억달러 규모의 GPU 컴퓨팅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 GPU 22만개, 전력 용량 300MW 규모의 시설이다. 다만 양측 모두 90일 사전 통보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스타링크 가입자 수는 2025년 1분기 500만명에서 2026년 1분기 103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불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23% 하락했다. 국제 시장과 저가 소비자 구간 확대에 따른 단가 희석이 원인으로 꼽힌다.

아람코 이후 역대급 기업 가치

IPO 당시 1조700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한 것은 역사상 사우디 아람코가 유일했다. 스페이스X는 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두 번째 기업이 되려 하고 있다.

현재 IPO 준비 대열에는 스페이스X뿐 아니라 앤트로픽과 오픈AI도 합류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미 SEC에 비공개 IPO 서류를 제출했으며, 오픈AI는 수 주 안에 비공개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AI 붐이 민간 우주기업의 상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현재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는 스페이스X가 단순한 로켓 회사가 아닌, 위성 통신과 AI 인프라를 수직 통합한 복합 플랫폼으로 평가받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