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처음으로 재계 5위에 올랐다. 1952년 창립 이후 74년 만에 처음으로 이룬 결과다.
기존 5위 롯데가 6위로, 포스코가 7위로 각각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의 공정자산총액은 149조6050억원이다. 1년 전 125조7410억원에서 23조8640억원(19.0%)이 늘었다. 2위 SK(421조9786억원), 6위 롯데(142조4202억원)와의 자산 격차를 보면 한화의 5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구도다.
아워홈 품고, 북한산리조트 사고, 갤러리아 키웠다
한화 계열사는 119개에서 116개로 3개 줄었다. 겉으로는 축소됐지만 속내는 다르다. 신규 편입된 계열사를 보면 ㈜아워홈, ㈜정상북한산리조트, 고메드갤러리아㈜, 한화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식음·리조트·금융 라인업을 한꺼번에 늘어났다.
반면 캐롯손해보험㈜은 흡수합병으로 정리됐고 케이에스피1~4호 등 태양광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4개를 지분 매각했다. 재생에너지 자회사를 털어내면서 유통·방산 계열에 비중을 늘렸다.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남겼다
자산이 늘었다고 실적도 좋아진 건 아니다. 매출은 59조2483억원으로 전년(87조2888억원)보다 28조원 이상 줄었다. 전년도 일부 계열사 매출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기저 효과가 작용했다. 당기순이익은 3조5500억원으로 전년(4조5423억원)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롯데와 비교하면 상황이 좋은 편이다. 롯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020억원 적자다. 매출은 65조7980억원으로 한화보다 많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순이익 1조4270억원으로 흑자이나 자산(140조5840억원)이 한화에 뒤쳐진다. 자산과 수익성을 함께 보면 한화의 5위는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방산이 만든 결과
한화의 자산 급증을 이끈 건 방산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방산 3사의 합산 자산총액은 53조7194억원으로 전년(39조9915억원)보다 13조7279억원(34.3%) 늘었다. 그룹 전체 자산 증가액의 57.5%를 방산 3사가 견인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62위에서 53위로 9계단 올랐고 LIG도 69위에서 63위로 상승했다. 방산 수혜가 한화에만 그치지 않고 업종 전반의 재계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계열사 수로 보면 한화(116개)는 롯데(98개), GS(104개), 카카오(93개)를 넘어 삼성(67개), SK(151개), 현대차(74개)에 이어 상위권이다. 외형과 다각화 측면 모두에서 재계 5위의 체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