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은 있는데, 무엇이 달라졌을까
한때 노량진을 상징하는 음식은 단연 컵밥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찾은 노량진 컵밥거리의 풍경은 과거와 달랐다. 점심시간임에도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공시생들은 여전히 노량진으로 모이고 있는데, 컵밥거리는 왜 조용해진 걸까. 직접 현장을 둘러봤다.
점심시간인데 한산한 컵밥거리
노량진 컵밥거리를 찾은 시간은 점심시간대였다.
과거 방송이나 SNS에서 보던 긴 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부 점포 앞에는 손님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두 명 정도에 그쳤다.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도 적지 않았다.
노량진을 대표하는 먹거리 거리라는 이미지와 비교하면 다소 의외의 풍경이었다.
공시생은 여전히 있었다
컵밥거리를 벗어나 학원가 방향으로 이동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공무원 시험 학원들이 모여 있는 거리에는 수험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식당과 카페에도 손님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컵밥거리의 한산한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올해 국가직 공무원 채용 규모를 보면 일부 직렬은 오히려 확대됐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7급 공채 선발 인원 1168명 가운데 고용노동 관련 직렬은 600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가직 9급 역시 고용노동 직렬 채용 인원이 크게 늘었다.
현장에서 본 모습만 놓고 보면 컵밥거리의 한산함을 단순히 공시생 수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컵밥보다 한식뷔페 찾는 사람들
컵밥거리만 유독 한산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 식당들도 둘러봤다. 가장 눈에 띈 곳은 한식뷔페였다. 한식 뷔페 안은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대부분의 자리가 채워졌다. 반면 같은 시간대 컵밥거리를 찾자 일부 점포를 제외하면 손님이 많지 않았다.
직접 가격도 비교해봤다. 컵밥거리 메뉴 가격은 대부분 5000원에서 9000원 사이였다. 한식뷔페의 가격은 8500원이었다. 컵밥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점과 프랜차이즈 식당 등 선택지가 다양해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였다.
달라진 노량진…문 닫은 상가도 눈에 띄어
노량진은 오랫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생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니 문을 닫은 스터디카페와 고시원, 임대 문의가 붙은 상가도 적지 않았다. 컵밥거리뿐 아니라 노량진 상권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되면서 과거처럼 노량진에 장기간 머물며 공부하는 수험생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공무원 시험을 둘러싼 환경 변화까지 겹치며 상권 구조 자체가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컵밥은 남았지만 더 이상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노량진 컵밥은 거리 자체가 조성될 만큼 오랫동안 지역을 대표해온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금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은 여전하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예전보다 약해졌고, 한식뷔페와 프랜차이즈 식당 등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면서 공시생들의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었다. 컵밥거리는 남아 있었지만, 그 거리를 둘러싼 노량진의 풍경은 예전과 달라지고 있었다.

